[특파원코너] 北 '경제마인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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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모자라고 쌀도 그렇고…모든게 부족합네다"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및 EU 대표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남측 기자단에게 북측 인사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처럼 얘기했다.
실제로 평양거리의 모습은 북한이 지난달 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물건이 모자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고 지난해말까지 켜놓기만이라도 했던 상점의 네온사인 등은 일제히 꺼져 있었다.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밤에는 대부분 건물이 소등하느라 ''국제도시'' 평양의 거리는 매우 깜깜했다.
그러나 북한은 분명 변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선 어려운 경제사정을 솔직히 인정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북한사람들은 외부인들이 체제 비판적인 말을 꺼내면 불쾌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지만 이번엔 달랐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듯했다.
북한사회에서 ''경제마인드''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75명의 서구 기자단에게 북한은 최대한 성의껏 대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EU 대표단의 방북 전제조건이기도 했던 언론의 자유취재를 위해 북한은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거의 수용했다.
숙소인 고려호텔에서는 전화 팩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심지어 자본주의와 부패의 상징으로 그동안 남측 기자들의 접근을 가로막았던 양강도 국제호텔의 카지노마저 서구 기자들과 함께 입장을 허용했다.
한마디로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물론 기자단과 동행하는 안내원들 대부분은 ''굶어 죽더라도 민족의 자존은 지켜야 한다'', ''모두가 우리를 고립압살하려는데 누구의 도움을 받겠냐''며 변화와 개방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마저도 EU대표단의 방문과 외부세계의 지원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외부와의 교류없이는 경제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올들어 ''신사고''를 강조해온 북한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평양=정치부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및 EU 대표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남측 기자단에게 북측 인사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처럼 얘기했다.
실제로 평양거리의 모습은 북한이 지난달 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물건이 모자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고 지난해말까지 켜놓기만이라도 했던 상점의 네온사인 등은 일제히 꺼져 있었다.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밤에는 대부분 건물이 소등하느라 ''국제도시'' 평양의 거리는 매우 깜깜했다.
그러나 북한은 분명 변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선 어려운 경제사정을 솔직히 인정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북한사람들은 외부인들이 체제 비판적인 말을 꺼내면 불쾌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지만 이번엔 달랐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듯했다.
북한사회에서 ''경제마인드''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75명의 서구 기자단에게 북한은 최대한 성의껏 대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EU 대표단의 방북 전제조건이기도 했던 언론의 자유취재를 위해 북한은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거의 수용했다.
숙소인 고려호텔에서는 전화 팩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심지어 자본주의와 부패의 상징으로 그동안 남측 기자들의 접근을 가로막았던 양강도 국제호텔의 카지노마저 서구 기자들과 함께 입장을 허용했다.
한마디로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물론 기자단과 동행하는 안내원들 대부분은 ''굶어 죽더라도 민족의 자존은 지켜야 한다'', ''모두가 우리를 고립압살하려는데 누구의 도움을 받겠냐''며 변화와 개방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마저도 EU대표단의 방문과 외부세계의 지원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외부와의 교류없이는 경제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올들어 ''신사고''를 강조해온 북한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평양=정치부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