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김정남과 일본 속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위조여권을 소지한 것 같은데 조사할 게 있으니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지난 1일 오후 4시께 일본 나리타 공항의 제 2터미널.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온 20대 후반의 뚱뚱한 남성 1명과 여성 2명,그리고 어린이 1명을 입국관리국 공무원들이 에워쌌다.
공무원들은 이들을 은밀하고 재빠르게 조사장소로 옮겼다. 그리고 만 이틀이 지난 3일 저녁.일본 언론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며 긴급뉴스로 전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일본정부의 대응은 일사천리였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김정남으로 추정될 뿐 그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잡아뗐지만 베이징과 핫라인을 가동하면서 추방작업을 서둘렀다. 일행의 방일 목적과 조사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일본언론에도 추측보도만 난무할뿐 속사정은 일본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의 속내는 몇가지 짐작해볼 수 있다.문제의 인물은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신원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일본정부도 해당 인물의 입국사실을 모처로부터 통보받아 알고 있었으며 과거의 불법 입국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그런데도 일본정부는 최후까지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리고 할 뿐이었다.
철저한 계산하에 조직적으로 대응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일본은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대국의 위상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한 전직 주일 외교관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에 목을 거는 건 지척의 나라와 벽을 쌓고는 정치대국의 자격이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수교협상에 악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얻을 정보''는 다 얻어낸 다음 북한의 동맹국 중국으로 보냈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한·일관계가 최고의 우호적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도 교과서 문제등에 대해선 한국정부의 의견을 듣지않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북·일수교협상에서 끌려 다니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이번 사건은 고이즈미 정권이 남북한 외교에서 펼칠 줄다리기를 짐작케 하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지난 1일 오후 4시께 일본 나리타 공항의 제 2터미널.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온 20대 후반의 뚱뚱한 남성 1명과 여성 2명,그리고 어린이 1명을 입국관리국 공무원들이 에워쌌다.
공무원들은 이들을 은밀하고 재빠르게 조사장소로 옮겼다. 그리고 만 이틀이 지난 3일 저녁.일본 언론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며 긴급뉴스로 전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일본정부의 대응은 일사천리였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김정남으로 추정될 뿐 그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잡아뗐지만 베이징과 핫라인을 가동하면서 추방작업을 서둘렀다. 일행의 방일 목적과 조사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일본언론에도 추측보도만 난무할뿐 속사정은 일본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의 속내는 몇가지 짐작해볼 수 있다.문제의 인물은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신원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일본정부도 해당 인물의 입국사실을 모처로부터 통보받아 알고 있었으며 과거의 불법 입국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그런데도 일본정부는 최후까지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리고 할 뿐이었다.
철저한 계산하에 조직적으로 대응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일본은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대국의 위상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한 전직 주일 외교관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에 목을 거는 건 지척의 나라와 벽을 쌓고는 정치대국의 자격이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수교협상에 악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얻을 정보''는 다 얻어낸 다음 북한의 동맹국 중국으로 보냈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한·일관계가 최고의 우호적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도 교과서 문제등에 대해선 한국정부의 의견을 듣지않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북·일수교협상에서 끌려 다니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이번 사건은 고이즈미 정권이 남북한 외교에서 펼칠 줄다리기를 짐작케 하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