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최근 와히드 대통령에 대해 견책결정을 내렸다.

벌써 두번째다.

부패와 실정에 대한 경고다.

와히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도 고립되고 있다.

의회 의원들은 대통령이 지난 1월 1차 해명요구서를 받은 이후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한다.

이런 시점에서 제1당인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당수가 대통령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다.

와히드 대통령의 정적인 메가와티는 부통령직도 맡고 있어 대통령이 사임할 경우 자동승계하게 된다.

와히드 대통령 임기는 오는 2004년까지다.

와히드 대통령의 편을 드는 세력은 소수당인 국민각성당 뿐이다.

각성당의 의석은 전체의 10%에도 못미친다.

이번 견책결정 과정에서 대통령 징계를 찬성한 의원은 3백63명인데 반해 반대는 52표 뿐이었다.

대통령은 이제 이달 30일까지 의회에 적절한 해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최고 권력기구인 국민협의회가 탄핵을 결의할 수도 있다.

와히드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자신의 거취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적 단합과 헌법수호만을 강조했다.

중도퇴진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그가 난국타개를 위해 메가와티 부통령과 권력분점을 합의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와히드 대통령에게 5월은 이래저래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