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강세장(Bull Market)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설렘이 감돌고 있다.

요즘들어 악재는 무시되고 호재만 반영되는 강세장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금요일(4일)은 그런 장세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줬다.

개장직전 발표된 노동부의 실업률보고서는 최악의 재료였다.

4월 한달동안 22만3천명이 직장을 잃고 실업률은 4.5%로 0.2%포인트 올라갔다는 것.

91년이후 10년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다.

다우와 나스닥은 개장하자마자 1백포인트와 50포인트넘게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곧바로 사자주문이 밀려들며 주가는 급반등했고 다우는 1백54포인트, 나스닥은 45포인트 상승한채 장을 마감했다.

실업증가는 단기적으로 금리인하폭을 크게할 것이란 기대를 가져온 게 사실이다.

오는 15일 FRB(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당초 예상(0.25포인트)보다 큰 0.5포인트 내릴지 모른다는 것.

하지만 금리인하 재료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 자체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고 이것이 주식을 사게 만든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우는 지난주 이스트만코닥 마이크로소프트 P&G 보잉 등이 주도하며 1.3% 오른 10,951.24를 기록했다.

올들어 1.5% 상승한 것으로 연중최고치였던 지난 2월1일의 10.983.63에 불과 32포인트차로 따라붙었다.

나스닥은 5.6% 올라 2,191.53을 나타냈다.

꼭 한달전인 4월4일의 단기 저점에서 무려 34% 뛰었다.

물론 조심스런 견해도 많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전략가인 바이론 윈은 "지금이 연중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지난 4월 최저치가 다시 위협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경제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더 나쁘고 오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기술주들의 경우 ''지금은 나쁘지만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팽배하다.

자산재평가로 인해 거액의 분기손실이 예상되는 시스코시스템스가 지난주 무려 25.9% 오른 주당 19.64달러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70.75달러로 5.4% 올랐다.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다우주식중 가장 많이 오른 필립모리스가 지난주 올들어 최고치인 53달러를 기록, 작년 3월 최저치(18달러)보다 세배 오른데 이어 사상 최고치였던 60달러(98년)에 접근하고 있는게 월가의 화제중 하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