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中企聯 지도자大賞 탄 ''백영훈'' KID 원장 ]

"경제성장의 주엔진이 재벌에서 중소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아 우리 중소기업의 체제도 시급히 재정비돼야 할 때입니다"

최근 세계중소기업연맹(WASME)으로부터 ''중소기업 지도자대상''을 받은 백영훈(白永勳·71)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 원장은 6일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생존하는 방법은 세계 초일류가 되는 길뿐"이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중소기업의 조직과 관련 제도가 여전히 개발경제시대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세계 각국의 숨가쁜 기술경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과 신기술 분야의 대규모 투자를 무기로 내세운 후진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기업들이 고사할 수도 있습니다" 백 원장은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아웃소싱과 핵심역량 재발견을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내놓았다.

회사경영에 부수적인 지원 업무를 외부에 넘겨 몸집을 가볍게 하고 사업제휴를 확대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

또 국내 시장에 집착하는 우물안 개구리식 영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유럽 중국 등 신흥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 한두 개 내다판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현지 기업화해서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것이 글로벌 경쟁을 헤쳐가는 길입니다"

백 원장은 이와 동시에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조직과 기능도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조합들이 수의계약 등 약자 보호 역할에 머물러 있는 데다 이권을 쥐고 있는 탓에 기업 위에 군림하는 관료조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합이 스스로 정부지원 창구역할을 축소하는 한편 업계에 필요한 기초기술을 개발하고 연구인력을 양성 지원하는 연구개발(R&D)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일률적인 나눠주기식 지원방식을 버리고 성공 가능성이 큰 기업에 선별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 경제개발 초창기의 정책수립과정에 참여한 백 원장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설립과 정책입안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세계 양대 중소기업단체인 세계중소기업연맹과 세계중소기업대회(ISBC) 창립 및 운영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한국 중소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