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수급상 별달리 부각되는 요인이 없어 ''달러/엔 따라잡기''가 여전히 거래의 기본패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거래자들은 대체로 ''1,280∼1,320원'' 거래범위를 가장 무난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거래자들 사이에도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란 인식과 더 아래쪽으로 테스트 할 것이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환율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상황.
지난주 말 1,290원이 탄탄하게 지지되면서 장중 하향압력이 상존했음에도 급등세로 돌아선 점이 시장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주 말 마감가는 1,298.20원.
최근 달러/엔 움직임에 맞춘 환율 예측을 통해 거래하고 있는 시장거래자들로선 달러/엔 방향이 ''오리무중''이라는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러사자와 팔자 어느 쪽이든 부담스럽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의견.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 방향을 잡기가 좀처럼 어렵다"며 "그러나 큰 추세는 ''120∼125엔''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아 원화도 이같은 움직임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달러/엔에 대한 다양한 생각 = 무엇보다 주목하는 것은 이번주 도쿄 외환시장이 지난주의 휴식에서 깨어난다는 것이다. ''휴면''상태에 가까웠음에도 달러/엔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을 1,280원대까지 끌어내린 주요인.
''고이즈미 총리 효과''가 역외 거래자들의 심리를 움직인 덕에 취임당시 124엔 무렵에서 줄곧 하락세를 타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121.26엔에 마감했다.
미국 실업률이 2년6개월중 최고치인 4.5%까지 올라서자 달러/엔은 한때 120.53엔까지 가라앉기도 했다. 미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를 약세쪽으로 몰고간 것.
이번주 일본 거래자들의 엔화 매매패턴이 중요한 관건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는 7일 국회에서 ''개혁선언''에 나선다. 경기부양과 관련한 대책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이냐''가 관건이다.
시장거래자들은 엔화가 당분간 ''120∼125엔''대의 범위가 유지되면서 118∼119엔까지 하향테스트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이즈미에 대한 신뢰가 일본 경제기초여건(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다소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누구든 취임초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허니문 기간''에 맞춰 엔화 회복이 이뤄졌다는 것.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고이즈미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120엔이 중요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게 되면 위쪽으로 다시 튀어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개혁추진에 따른 결과가 경기침체 압력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엔화 회복세가 일시적이란 주장을 낳고 있다. 경제개혁의 결과가 우선은 회복에 앞서 악화되는 쪽으로 먼저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5일로 예정된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엔에 어떻게 작용할 지도 관심이다.
◆ 시계방향 ''제로'' = 환율의 반등시도와 추가하락을 놓고 이런 저런 예측이 나오고 있으나 방향설정이 좀처럼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시장관계자들의 토로.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엔화에 대해 자신이 없어 함부로 배팅을 할 수가 없다"며 "엔화는 추세보다는 박스권내에서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면 되고 원화도 개장가가 급등락을 기록할 뿐 장중에서는 변동성이 위축된 거래형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원화와 엔화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양국의 경제여건과 지표를 보면 아직 추세전환을 점치기엔 어렵다는 점을 내세운 셈.
위쪽으로 다시 올라서리란 견해에는 "추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고 달러/엔이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를 다졌다"는 인식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좀 더 아래쪽으로 시도한다는 쪽은 ''아래쪽은 최근 가보지 못한 레벨인데다 달러/엔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쪽을 시도할 것으로 보는 시장관계자들도 하락폭이 1,280원대에 머물고 있어 낙폭이 크리란 기대는 그다지 않고 있다.
최근 환율움직임만 봐도 그렇다. 상승은 손쉽게 이뤄지는 반면 하락은 힘겹게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 이미 1,360원대 환율을 경험한 시장관계자들의 상승기대심리가 수면 아래 흐르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에 연동하되 하방경직성을 가진 채 1,280원대에서 저점을 유지하고 상승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보다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임팩트가 큰 장세라 조그만 불안감에도 상승세로 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전했다.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네고물량을 내놓지 않는데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의 유입도 아직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역외세력의 움직임도 큰 변수다. 엔화 움직임에 연동된 매매패턴을 보이는 역외세력이 어떤 식의 행동반경을 가져갈 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 은행권 딜러 환율전망(2001. 5. 7∼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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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러 전 망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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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강주영대리 1,290∼1,335
ABN암로 강 탄과장 1,280∼1,320
제일은행 류동락과장 1,280∼1,320
BOA 송화성지배인 1,285∼1,310
도이치은행 신용석부지점장 1,280∼1,320
스탠다드 양호선부장 1,293∼1,310
한미은행 유현정과장 1,280∼1,320
HSBC 이주호차장 1,286∼1,315
국민은행 이창영과장 1,295∼1,330
아랍은행 정운갑지배인 1,280∼1,320
하나은행 조영석팀장 1,280∼1,320
BNP 최영석부장 1,280∼1,320
NAB 홍승모과장 1,28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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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