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년간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메트)에서 주역으로 활동해 온 소프라노 홍혜경(44)씨가 오는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지난해 5월 LG아트센터에서 메조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와 듀오 리사이틀을 연 이래 1년 만의 서울 공연이지만 독창회로는 1995년 7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99년 5월에도 독창회가 예정됐었지만 공연 사흘전 급성 후두염으로 취소됐다.

당시 고국을 떠날 때 가능한 한 빨리 오겠다던 약속을 2년 만에 지킨 셈이다.

홍씨는 이번 공연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풍부한 성량과 감성에 호소하는 목소리를 아낌 없이 들려줄 계획.

김덕기씨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의 반주에 맞춰 마스네의 오페라 ''마농'' 중 ''나는 아직도 정신이 없어요'',레하르의 ''메리 위도'' 중 ''빌리아의 노래'',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달콤했던 시절은 가고'',풋치니의 ''라보엠'' 중 ''내 이름은 미미'' 등을 부른다.

화려한 기교가 요구되는 곡들이라기보다 홍씨의 장기인 유연하고 경쾌한 리릭 소프라노 음색에 어울리는 선곡이다.

그가 메트의 주역 자리를 장기간 지켜 온 것도 이같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배역을 선별해 맡았기 때문.

홍씨가 데뷔초 드라마틱 배역인 ''나비부인''을 불러달라는 극장측 제안을 거절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홍씨는 미국무대에서 자기 목소리의 특징에 맞게 성량을 풍부하게 했고 오페라에 필요한 연기 발성 테크닉 스타일 등도 자신의 방식으로 개발했다.

이번 공연에서 홍씨는 이들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중간중간 김동진의 ''수선화'' ''내마음'' 윤용하의 ''보리밭'' 등 한국가곡을 부를 예정이다.

강원도 홍천 태생인 홍씨는 지난 82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서 우승하면서 동양인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진출했다.

지난 84년 모차르트 오페라 ''티토왕의 자비''의 세르빌리아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는 앙드레 프레빈,주세페 시노폴리 등 명지휘자들과의 협연에도 참가,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아 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