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출자총액제한 부활 등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말로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으나 갈수록 ''기업 하기 힘들어서 기업 이민이나 가야겠다''는 불평이 나올 만큼 재계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 갑자기 왜 목소리 높이나 =민병균 자유기업원장의 주장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경제 매카시즘''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자유기업원이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런 데도 자유기업원의 수장이 시민단체 등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은 재계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계는 그동안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짜고 치는 고스톱식''으로 소액주주운동을 통해 마음에 드는 사외이사를 대기업에 선임시키는 등 경영 간섭이 심한 데도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제 역할을 못한다며 불만을 나타내왔다.

중견 대기업의 한 회장은 "정부가 내년도 정권 재창출에 신경 쓰느라 경제는 거의 팽개쳐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앞으로 전망은 =최근 전경련 등 경제5단체들은 공조체제를 갖추고 노동관계법 개정 중단 촉구와 소액주주운동 자제 촉구 등에서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주한 외국단체와의 연대도 추진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대중 대통령의 ''레임 덕''을 노린 ''개혁정권 흠집내기''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념 경제부총리가 최근 "외환위기 이후 새로 생긴 경제규제를 풀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는 데는 정부와 재계의 시각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