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하락세가 달러팔자(숏) 마인드 및 네고물량 출회를 불러일으키면서 환율을 아래 쪽으로 밀어젖혔다.

환율은 오후장 중반까지 오름세를 유지하다 이들 요인이 어우러지면서 반전, 하락 마감했다. 15일 미국이 금리를 낮추리라는 기대감도 환율하락을 도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1.20원 낮은 1,2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변동성이 위축돼 있었으나 달러/엔의 내림세가 물량부담을 지고 있는 시장을 압박하며 하락쪽으로 방향을 급선회, 1,300원대 지지에 실패했다.

고이즈미의 개혁정책에 대한 뉴욕시장에서의 평가가 달러/엔 움직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락쪽에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부터 은행권에서 달러팔자(숏)심리가 우세했던 것으로 보였으며 기준율보다 높게 형성된 환율로 인해 업체 네고물량이 적극 유입됐다"며 "달러/엔이 고이즈미 개혁정책에 대해 뉴욕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환율은 밤새 뉴욕에서 달러/엔이 120.80엔을 다시 뚫고 내려서면 1,290원 아래로 가능한 반면 반등할 경우 1,310원 수준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뉴욕에서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1,290원 초반대에서 1,300원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했다.

◆ 달러/엔 환율하락 및 달러팔자(숏)우세 = 달러/엔 환율이 오후장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래쪽으로 내려섰다.

달러/엔은 오전만 해도 미 실업률 악화로 일본 대미수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로 지난주 뉴욕장보다 소폭 오른 121.50∼121.60엔에 주거래되며 관망세가 뚜렷했으나 고이즈미 의회 발언이후 한때 121.80엔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단기 급락에 따른 경계감으로 반락하기 시작, 아래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틀어 121.20∼121.30엔까지 밀렸다.

아시아 거래자들도 런던장이 휴장인 가운데 달러/엔을 아래쪽으로 밀었으며 달러/원 환율도 덩달아 흘러내렸다.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중의원에서 가진 취임이후 첫 정책설명회에서 "일본은 구조적 개혁없이 발전할 수 없으므로 성역없는 구조개혁으로 신세기 유신을 단행하겠다"고 개혁에 대한 기본방향을 밝혔다. 또 그는 국채발행을 30조엔으로 제한하고 정부예산의 균형있는 운영에 대한 재정개혁 방안과 은행 부실채권 정리,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촉진을 위한 세제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 증시는 오전 중 약보합세를 지속했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개혁 발언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후 들어 본격 반등하면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주보다 0.75% 상승한 1만4,529.41에 마감했다. 달러/엔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의지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 하루"라며 "닛케이지수가 상승반전한 것이나 달러/엔 환율의 반락 등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이날 대체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유지, 물량부담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상승이 제한되고 하락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업체들은 기준율보다 높게 형성된 환율을 바탕으로 전자업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네고물량을 내놓았으며 LG LCD에서 FRN(변동금리부 채권)발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중 6천만달러 가량을 출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달러/엔 하락이 적극 이뤄지자 롱처분 물량을 내놓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00원대를 회복하고 달러/엔 환율이 오름세를 보인데 자극받아 지난 금요일보다 3.80원 높은 1,302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달러매수세가 우위를 보이며 1,305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추가상승이 제한된 채 달러/엔을 따라 소폭 밀려 1,302∼1,304원 범위에서 횡보한 끝에 1,303.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보다 0.10원 오른 1,304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오전 고점을 다시 찍은 뒤 한동안 1,303∼1,304대에서 잠시 횡보했다.

환율은 이후 달러/엔 내림세 영향을 받으며 반락하기 시작, 1,300원을 하향돌파하고 1,296원대까지 내려섰다.

장중 고점은 1,305원, 저점은 1,296.20원으로 등락폭은 8.8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전환를 이어가며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87억원, 22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종합주가지수가 닷새째 상승하며 약 80일만에 590선에 진입, 600선을 눈앞에 둔 점이 환율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종합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10.90포인트, 1.86% 오른 596.50으로 마감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4,6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1,39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7억2,680만달러, 3억2,41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2.2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4월말 현재 113억5,000만달러를 기록, 지난 3월말의 100억6,000만달러에 비해 12억9000만달러 늘어났다.

또 이달 들어 6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2억7,200만 달러의 적자로 올들어 월별 같은 기간중 그 개선폭이 가장 좋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수출은 15억2,100만달러, 수입은 17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