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금융지원안이 하이닉스측이 요구한 ''원안''대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하이닉스 반도체의 외자유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이닉스반도체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측은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채권금융기관들이 차입금 회수를 자제한다면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금융지원안은 하이닉스의 외자유치에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외자유치를 앞당기기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자 유치 성공가능성=SSB는 지난달 해외DR(주식예탁증서), 하이일드 본드 발행 등을 통해 1조8천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가 자본조달을 성사시키더라도 유치규모와 조건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금융지원안은 하이닉스 회생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 외부자금의 ''수혈''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이닉스측은 이에 대해 현재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해외투자자를 물색,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들 회사에게 기존 대주주의 지분 20%와 신주발행분의 5분의 1을 매각,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GDR(해외주식예탁증서)와 하이일드본드를 발행, 총 1조8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우선 하이닉스가 회생하기 위한 다음 과제는 사모DR의 성공적인 발행이다.

SSB측도 우선 사모 DR의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공모 DR과 하이일드 본드를 발행하고 이때 발행 규모와 조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이닉스측은 협상중인 투자자를 ''계열분리에 관심을 가진 잠재투자자'' ''반도체분야에 프로페셔널한 회사''라며 협상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특혜시비와 반도체 가격이 변수=외자유치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반도체가격이 회생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더라도 유동성 개선에 그칠 뿐 결국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하이닉스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고 지속적인 시설투자를 통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 반도체 가격이 올라줘야 된다는 얘기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의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데다 후발업체들의 기술추격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하이닉스반도체가 살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반도체 단가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증여력이 없는 서울보증보험까지 ''동원'', 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앞으로 불거질 특혜시비도 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과제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