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삶이 바로 한국 신약개발의 산역사입니다"

씨트리 김완주(59)대표는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한다.

성균관대 약학과(63학번)를 나와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유학한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성균관대 약대 교수,한국화학연구소,한미약품을 거쳐 씨트리를 세운 지금까지 오직 신약개발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KIST 재직시절 국내 최초로 제3세대 세파계항생제를 개발해 한미약품에 기술이전했다.

한국화학연구소 신물질 국책연구사업단장으로 있을 땐 세계 최초로 퀴놀론계 신규 항생제를 개발,영국의 다국적 기업 스미스클라인비참사와 2천1백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시절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제조기술을 선보이는 등 신약 개발에 앞장섰다.

"10년전부터 부채비율이 높고 연구개발에 소홀하던 한국기업의 한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선진국형 기업모델을 손수 가꿔야겠다는 결심이 그때 싹텄습니다"

김 대표는 선진국의 유수기업들처럼 기술을 아는 과학자 출신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건실한 기업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30여년간의 학자의 길을 접고 95년 한미약품에서 경영수업을 거친 뒤 98년 씨트리호의 닻을 올렸다.

창업 당시 그의 나이는 57세.

"늦깍이 벤처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벤처의 핵심인 도전정신과 창의성에 있어선 20,30대 젊은이 못지 않다"며 웃는다.

김 대표에겐 우상이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모두 환원한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다.

유 박사처럼 수익을 사회에 되돌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가가 되고 싶은 게 그의 희망사항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