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의외로 상승출발했으나 이내 강한 하락압력을 받아 미끄러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하향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의 정체로 인해 1,295∼1,296원대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오전 10시 9분 현재 전날보다 0.60원 낮은 1,296.40원을 가리키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6원이나 오른 1,303원에 개장했다. 달러/엔 환율이 뉴욕장에서 하향안정세를 보였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00원 아래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출발.

그러나 환율은 이내 내림세를 타며 다음 거래에서 바로 1,299원에 거래된 뒤 전날 마감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체결되는 장세로 연결됐다. 환율은 저점을 넓히며 시가보다 8원 낮은 1,295원까지 내려섰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한때 121엔선 아래로 내려서기도 하는 등 하향안정세가 이어지며 121.12엔으로 마감했다.

전날 고이즈미의 의회연설에 대해 시장거래자들은 아직 좀 더 지켜봐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구체적인 개혁추진 과정에서 달러/엔이 방향을 드러내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달러/엔은 현재 121엔대 초반에서 전날 수준과 비슷하며 아직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않고 있다. 원화 환율을 주춤거리게 만드는 주 요인.

한 시장관계자는 "닛케이하락 등으로 121엔대 초반에서 정체돼 있으나 개혁 가시화 기대감 등으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더 있어 보인다"며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120.50엔을 뚫고 내려서면 119엔, 115엔 등으로 급히 내려설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시장은 역외선물환 거래 정산을 위한 매도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엔의 추가상승이나 역외매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

또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지원방안 합의 등으로 외자유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AIG의 외자도 곧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심리를 달러팔자쪽에 기울게끔 만들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메이저 은행권에서 롱처분이 끝나지 않아 의도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가격을 정해 물량처분을 노린 탓에 1,300원대에서 거래가 시작됐다"며 "그러나 이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서 롱처분물량이 유입되면서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관건은 역내 NDF거래 정산을 위한 물량이 1억∼1억5,000만달러에 이르러 이를 결제수요가 어떻게 소화할 수 있느냐"라면서 "AIG 등의 외자유치가 가시화된다는 얘기가 돌고 있고 호재가 장중 터진다면 직접투자성 매물까지 합쳐 1,290원을 찍는 것도 가능해뵌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국내에는 수요처가 없고 역외세력이 어제에 이어 현재까지 별다른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역외매수세가 얼마나 나와주느냐가 관심이며 1,290원 낮은 수준까지 내려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