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나 임원이 쓴 접대비까지 직원들이 세세히 알고 있을 정도여야 회사와 직원이 진정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파격적인 역발상 경영으로 국내 IT(정보기술)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PC통신업체 나우콤 문용식(42) 사장은 앞으로 재무상황등 회사내 모든 경영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투명경영이 돼야 회사가 발전할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나우콤 창립멤버로 출발, 지난 2월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문 사장이 요즘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문화를 1백80도 뒤바꿔 놓는 일.

지난 3월말 "경쟁사를 보고 배우자"는 모토를 내걸고 "좌우 15도 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좌우로 눈을 돌려 경쟁사의 뛰어난 점을 벤치마킹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운동은 직원들의 업무태도를 바꿔 놓고 있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PC통신의 한계 때문에 위축됐던 직원들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

첫 벤치마킹 기업으로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네오위즈"를 선정, 지난달말 벤치마킹 보고회를 가졌다.

"열린 경영회의"도 문 사장의 역발상 경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과장급 이상 직원이 참여하는 이 회의에선 주요 경영현안들이 다뤄진다.

직원들은 주요 경영이슈나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문 사장이 낸 아이디어를 놓고 활발히 토론, 의견을 수렴해 경영에 반영하게 된다.

"상부하달식"이 아닌 "하부상달식" 경영을 실천하는 셈이다.

"CEO의 역할은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직원들의 역량이 경영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인 셈이죠"

문 사장은 직원과 회사가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환경이 급변하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직원들 스스로가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게 경영철학이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10여권의 책을 꼭 읽는다.

대부분 경영에 관련된 책이다.

경영자는 쉼없이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문 사장은 80년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한 운동권 출신이다.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후 94년 나우콤 설립시 창립멤버로 참여해 7년여만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