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다시 어두워졌다.

최근 발표된 지표들이 모두 악화일색이다.

노동생산성은 6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지고 도매판매는 2개월 연속 줄었다.

실업률도 급등했다.

특히 노동생산성 하락은 미국이 자랑해온 신경제의 종말 예고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지난 달에는 좋은 지표와 나쁜 지표들이 혼재했었다.

그래서 경기바닥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악화된 경기지표들=미 노동부는 8일 지난 1분기(1~3월) 노동생산성이 0.1%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1995년 1분기 이후 첫 하락이다.

이 발표후 미 경제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어두워졌다.

얼마전만 해도 ''컵에 물이 반이나 들어 있다''는 식으로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컵이 반이나 비었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돌아섰다.

이날 상무부 쪽에서도 나쁜 소식이 나왔다.

지난 3월 도매판매가 1.3% 급감했다는 발표였다.

이같은 판매 부진으로 도매재고는 0.1% 늘어났다.

지난 주말에는 4월 실업률이 급등(3월의 4.3%에서 4.5%로)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어두워진 경기진단=실업률 급등에 이어 노동생산성까지 떨어지자 정부의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

로렌스 린지 대통령수석경제보좌관은 "경제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폴 오닐 재무장관도 "지난주 실업률 급등 사실이 발표된 후 불확실해진 경제 앞날이 생산성 하락으로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진 반면 1분기중 노동비용은 1997년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인 5.2%를 기록했다.

그만큼 물가 불안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은 오는 15일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인하폭이 당초 예상됐던 0.5%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