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신호와 함께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 유니폼 차림의 선수들이 일제히 페달을 밟는다.

산만하던 관중들의 시선은 8쌍의 은륜(銀輪)에 모아지고 선수들의 파이팅을 외치는 구호가 관중석에서 간간히 터져나온다.

선수들은 초반 선두유도원(일정정도 선두에서 달리면서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진행요원)의 뒤를 따라 무리를 지어 천천히 벨로드롬을 미끄러진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눈치싸움과 함께 종반 전략을 세우느라 팽팽한 공기가 흐른다.

4바퀴째.

선두유도원이 옆으로 빠진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자리다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차츰 속도가 빨라진다.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도 이에 맞춰 기세를 올린다.

한바퀴 반을 남기고 심판이 망치로 종을 쳐대기 시작한다.

"땡땡땡땡"

타종과 함께 선수들의 전력질주가 시작된다.

관중석을 채운 남녀노소들은 어느새 모두 일어서 있다.

마지막 직선주로에서의 스퍼트와 함께 함성은 최고조를 이루고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아쉬움의 여운과 기쁨의 환호로 갈린다.

경륜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림픽공원이 녹색을 짙게 뿜어내면서 공원내 경륜장을 향하는 발걸음도 다시 잦아졌다.

올 3월 개장한 경륜장에는 하루 평균 3만2천여명 정도가 찾고 있다.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완연한 봄날씨로 접어들면서 벨로드롬은 가족과 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드높이고 있다.

운영제도가 개선되고 어린이 놀이공간, 휴식공간 등 부대시설과 여유있는 주차공간이 갖춰지면서 가족단위 레저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륜은 7명의 선수가 사이클을 타고 순위를 겨루는 경주로 총 6바퀴를 돌게 된다.

총 주행 거리는 2천25m.

속도는 마지막 스퍼트 순간 시속 60~70km에 이른다.

오전 11시45분 첫 경주를 시작해 오후 6시20분까지 하루에 13경주가 펼쳐진다.

베팅방식은 1위선수를 맞히는 단승식과 1,2위 선수중 한 명을 맞히는 연승식, 1,2위 선수 2명을 순위에 관계없이 맞히는 복승식, 1,2위 선수 2명의 순위를 맞히는 쌍승식의 네가지로 나뉜다.

베팅비용은 한장당 1백~5만원까지로 제한된다.

게임을 즐기기에는 하루 2만~3만원이며 충분하다.

경기장에 들어가기가 번거로운 동반객이나 어린이들은 경륜장 밖의 야외쉼터나 올림픽공원에서 봄을 만끽할 수도 있다.

경륜운영본부에서는 가족용 원목테이블과 평상, 파라솔 등을 설치했으며 돗자리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

화장실도 깔끔하게 단장했다.

경기 진행과 결과는 물론 외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경기장 주변으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갖춰져 있다.

각 지역별로 설치된 사업소를 통해서도 경륜의 박진감을 즐길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상봉동 동대문 장안동 길음동 당산동 봉천동 등지에, 수도권에서는 일산 수원 산본 분당 부천 등지에 위치해 있다.

깔끔한 극장식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사업소별로도 색다른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