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첫사랑"(감독 시노하라 데츠오.19일 개봉)은 "러브레터""4월 이야기"를 이은 첫사랑을 향한 연가다.

주인공은 17세 소녀 사토카(다나카 레나).

하지만 첫사랑은 그의 것이 아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가 가슴 깊이 묻어둔 첫사랑이 기둥이다.

사토카는 위암판정을 받은 엄마가 소녀시절 써두고 부치지 못한 애틋한 편지를 발견하고 무작정 편지속의 주인공을 찾아 나선다.

죽음앞에서 가족들을 꼼꼼히 챙기는 어머니,옛여인을 기억하고 만난후 헤어진 아내와 관계를 회복할 용기를 얻는 첫사랑 남자,꽁생원이지만 속깊은 사랑의 소유자로 재발견되는 아버지,그리고 그들속에서 사랑과 생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소녀까지.

모두는 "사랑"을 통해 서로를 보듬고,어깨를 토닥인다.

깔끔한 영상속에 녹아든 사랑과 인생에 대한 성찰은 담담하면서도 여운깊다.

일본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오버"연기가 아쉽긴 하지만 영화속에는 분명 생을 돌아보게 하는 진실함이 있다.

이제 아득해진 "그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거나,주변 소중한 사람들을 감사함으로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영화.

일본의 "엔리오 모리꼬네"로 불리는 히사이시 조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도 가슴을 울린다.

19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