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48) 9단의 행마에 브레이크란 없다.

최근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조 9단은 국내대회든 국제대회든 나가는 대회마다 승전보를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적을 자랑하던 이창호(26) 9단이 올 들어 이상할 정도로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조 9단은 지난 10일 일본 시즈오카현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린 제13회 TV바둑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조치훈 9단을 꺾고 올라온 ''반상의 괴동'' 목진석 5단에게 2백27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조 9단은 앞서 벌어진 준결승에서도 상대전적 열세(5승7패)를 기록 중이던 중국의 마샤오춘을 상대로 1백57수만에 통쾌한 흑불계승을 거둬 최근 컨디션이 절정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조 9단은 이번 대회 외에도 현재 한국기사로는 유일하게 국제기전인 춘란배와 후지쓰배 4강과 8강에 진출,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명인전 왕위전 등 국내 주요 타이틀 무대에서도 겁 없는 신예들의 도전을 가볍게 요리하며 전승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 18승6패로 다승 2위.

바둑계에서는 조 9단의 이같은 ''늦깎이 불꽃투혼''을 그저 경외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