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엔과 '결별', 5.20원 낮은 1,300.7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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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이래 끈끈하게 이어져온 원화-엔화의 밀회에 제동이 걸렸다.
11일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미미했던데 반해 달러/원 환율은 크게 아래쪽으로 밀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낮은 1,300.70원에 한 주를 마쳤다.
최근 맥빠진 행보를 거듭하며 조금씩 저점을 높였던 환율은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장중 1,298.70원까지 밀려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1,200원대에 발을 담궜다.
시장심리는 외국인직접투자(FDI)자금 경계감, 네고물량 출회, 역외매도세 등으로 달러매도(숏) 쪽으로 급하게 기울었다. 한쪽으로만 무게가 몰린 일방적인 시소게임이었던 셈.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영향권이 다소 줄었으나 벗어나지는 못했다"며 "다음주 FOMC나 FDI 등 시장에서 얘기되고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어떻게 가시화되고 작용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거래범위는 크게 잡아 1,280∼1,320원 범위이며 좁게는 1,295∼1,305원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FDI부담감 등이 달러매도가 편하다는 쪽으로 이끌었다"며 "다음주에 달러/엔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원/엔 비율이 10.7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한국은행 입장을 반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저점을 뚫고 1,275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멀어져간 달러/엔 환율 = 이날 환율의 특징은 달러/엔과의 끈끈하게 맺어져온 연결고리가 느슨해 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고리가 끊겼다는 속단은 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설명. 장 막판 1,300원 아래로 내려서 있던 환율이 달러/엔의 오름세를 타고 1,300원을 쉽게 회복한 점을 들어 "달러/엔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이 최근 저점을 강화하면서 올라서고 있는 것이 달러/원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다"며 "달러/엔이 상승세를 본격적으로 타면 이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며 122.68엔으로 넘어와 닛케이지수의 상승세를 업고 소폭 하락한 122.50엔대를 주무대로 등락했으나 후반 닛케이지수가 오름폭을 줄이자 다시 약세로 돌아 122.70엔대에서 움직였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은 "외환시장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언, 달러/엔 하락을 돕기도 했다.
최근 달러/엔은 닛케이지수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 거래자들은 일본 증시에 외국인자금이 얼마나 유입되느냐에 따라 달러/엔이 흐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역외세력은 이날 개장초부터 강한 매도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을 적극 이끌었다. 1억달러 이상이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달러/엔 움직임과 연계한 매매패턴을 보이던 평소와 달리 달러/엔의 정체에도 공격적인 매도를 해 시장관계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업체들은 최근 방향성 없는 환율로 인해 거래 자체를 자중하는 모습을 이었으며 결제수요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높은 1,307.50원으로 개장했다. 10일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오름세속에 122.68엔으로 마감되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도 이를 따라 1,309/1,310원에 마무리된 영향.
그러나 환율은 개장 직후 역외매도세와 은행권의 롱처분물량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고 1,300.50원까지 주저앉았다 미끄러졌다. 예상외의 역외매도세에 놀란 시장관계자들은 서둘러 달러팔자(숏)플레이에 나섰으며 소폭 반등한 1,302.40원에 오전장을 내렸다.
오전보다 0.40원 낮은 1,302원에 오후 거래를 출발한 환율은 하락압력이 가중되면서 저점을 넓히며 사흘만에 1,300원선을 하향돌파해 1,298.7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300원을 축으로 밀고 당기다가 달러/엔이 122.50엔대에서 오름세를 타자 낙폭을 줄이며 1,300원대 초반흐름을 이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7.50원이 유지됐으며 저점은 1,298.70원으로 등락폭은 8.80원을 기록했다. 전날 3.50원에 비해서는 등락폭이 커진 모습.
외국인은 하루만에 순매수로 다시 돌아섰다. 거래소에서 21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55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가 적어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6,5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14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5억6,200만달러, 4억9,65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1.7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이달 들어 10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억9,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3.5% 줄어든 32억2,700만달러, 수입은 19.5% 준 37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11일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미미했던데 반해 달러/원 환율은 크게 아래쪽으로 밀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낮은 1,300.70원에 한 주를 마쳤다.
최근 맥빠진 행보를 거듭하며 조금씩 저점을 높였던 환율은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장중 1,298.70원까지 밀려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1,200원대에 발을 담궜다.
시장심리는 외국인직접투자(FDI)자금 경계감, 네고물량 출회, 역외매도세 등으로 달러매도(숏) 쪽으로 급하게 기울었다. 한쪽으로만 무게가 몰린 일방적인 시소게임이었던 셈.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영향권이 다소 줄었으나 벗어나지는 못했다"며 "다음주 FOMC나 FDI 등 시장에서 얘기되고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어떻게 가시화되고 작용할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거래범위는 크게 잡아 1,280∼1,320원 범위이며 좁게는 1,295∼1,305원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FDI부담감 등이 달러매도가 편하다는 쪽으로 이끌었다"며 "다음주에 달러/엔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원/엔 비율이 10.7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한국은행 입장을 반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저점을 뚫고 1,275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멀어져간 달러/엔 환율 = 이날 환율의 특징은 달러/엔과의 끈끈하게 맺어져온 연결고리가 느슨해 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고리가 끊겼다는 속단은 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설명. 장 막판 1,300원 아래로 내려서 있던 환율이 달러/엔의 오름세를 타고 1,300원을 쉽게 회복한 점을 들어 "달러/엔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이 최근 저점을 강화하면서 올라서고 있는 것이 달러/원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다"며 "달러/엔이 상승세를 본격적으로 타면 이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며 122.68엔으로 넘어와 닛케이지수의 상승세를 업고 소폭 하락한 122.50엔대를 주무대로 등락했으나 후반 닛케이지수가 오름폭을 줄이자 다시 약세로 돌아 122.70엔대에서 움직였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은 "외환시장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언, 달러/엔 하락을 돕기도 했다.
최근 달러/엔은 닛케이지수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 거래자들은 일본 증시에 외국인자금이 얼마나 유입되느냐에 따라 달러/엔이 흐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역외세력은 이날 개장초부터 강한 매도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을 적극 이끌었다. 1억달러 이상이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달러/엔 움직임과 연계한 매매패턴을 보이던 평소와 달리 달러/엔의 정체에도 공격적인 매도를 해 시장관계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업체들은 최근 방향성 없는 환율로 인해 거래 자체를 자중하는 모습을 이었으며 결제수요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높은 1,307.50원으로 개장했다. 10일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오름세속에 122.68엔으로 마감되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도 이를 따라 1,309/1,310원에 마무리된 영향.
그러나 환율은 개장 직후 역외매도세와 은행권의 롱처분물량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고 1,300.50원까지 주저앉았다 미끄러졌다. 예상외의 역외매도세에 놀란 시장관계자들은 서둘러 달러팔자(숏)플레이에 나섰으며 소폭 반등한 1,302.40원에 오전장을 내렸다.
오전보다 0.40원 낮은 1,302원에 오후 거래를 출발한 환율은 하락압력이 가중되면서 저점을 넓히며 사흘만에 1,300원선을 하향돌파해 1,298.7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300원을 축으로 밀고 당기다가 달러/엔이 122.50엔대에서 오름세를 타자 낙폭을 줄이며 1,300원대 초반흐름을 이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7.50원이 유지됐으며 저점은 1,298.70원으로 등락폭은 8.80원을 기록했다. 전날 3.50원에 비해서는 등락폭이 커진 모습.
외국인은 하루만에 순매수로 다시 돌아섰다. 거래소에서 21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55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가 적어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6,5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14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5억6,200만달러, 4억9,65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1.7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이달 들어 10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억9,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3.5% 줄어든 32억2,700만달러, 수입은 19.5% 준 37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