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짚모자는 겨울에 준비하라''

요즘같은 증시상황에서 이만큼 딱 들어맞는 격언도 없는 것 같다.

종합주가지수가 매물벽에 막혀 5백80선을 뚫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500선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보면 지금이 바로 주식(밀짚모자)을 살 "적기"라는 말이 된다.

이달 들어 순수 주식형 펀드에 6백50억원 가량이 순유입되는 등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한참 오른 뒤에야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후행성을 보여 왔다"며 "지금이야말로 주식형펀드에 가입할 때"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 99년 "바이코리아(buy Korea)" 때의 신화와 몰락, 스타급 펀드매니저들의 이동으로 인한 사후관리 부재 등의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제일투자신탁증권 모진성 상품개발팀장은 "지금은 99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모 팀장은 "이제 주식형펀드는 지난 2월초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개방형 뮤추얼펀드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각 투신운용사들마다 운용기법을 선진화.차별화하고 있고 상품도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 최근의 증시 여건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을 준비하는 양상이다.

하반기 미국과 한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객예탁금과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증시체력도 상당히 보강되고 있다.

더욱이 저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은 재테크에 애를 먹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최근엔 6%대에 달해 채권형 상품의 인기도 전만 같지 않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실질금리 0% 시대에서는 자금이 주식시장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 왜 지금인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평범한 진리를 염두에 둬야 할 때다.

현대투신이 지난 99년부터 설정된 투신운용사의 성장형 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수 500대에 설정된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현대투신 관계자는 "지수가 낮을 때 설정된 펀드의 실현수익률이 월등히 높았지만 펀드의 설정은 오히려 지수가 이미 높아진 시점에서 많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가입시기가 항상 늦다는 지적이다.

강신우 굿모닝 투신운용 상무는 "지수가 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만으로도 지금이 주식형펀드 가입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 어떤 상품에 투자하나 =일명 "엄브렐러펀드"인 자산관리형 펀드는 성장형 안정형 채권형 등 7~10개 펀드간 상호전환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대투와 LG투신은 KOSPI지수를 추종하거나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펀드를 내놓고 있다.

대신.주은.템플턴투신은 고수익 추구형 고객을 타깃으로 한 성장형펀드가 주력이다.

수익률이 일정한 수준으로 오르거나 떨어지면 프로핏 컷(profit-cut) 또는 로스 컷(loss-cut)을 단행, 목표수익률을 관리하는 펀드들도 한국.현대.제일투신 등에서 운용중이다.

펀드를 고를 때는 자신의 투자성향을 분명히 하고 가장 적합한 상품을 택해야 한다.

투신사들의 과거 운용성과를 꼼꼼히 체크해 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판매 증권사의 유능한 금융자산관리사(FP) 등의 재테크 조언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