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 테크놀로지의 금융최고책임자(CFO)인 데보라 홉킨스(46)가 사임했다.

루슨트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신호다.

홉킨스는 사임 성명서에서 "루슨트의 리스트럭처링 계획이 궤도에 오른 지금이 떠나기에 적당한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홉킨스의 회생 전략이 아직 효과를 발휘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루슨트는 1.4분기 손실이 37억달러에 달했으며 매출총이익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리먼 브라더스의 통신산업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레비는 "회복이 아직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런 변화는 절적치 않다"고 말했다.

GM과 보잉에서 근무했던 홉킨스는 리처드 맥긴 전 최고경영자(CEO)시절 스카우트됐다.

당시 홉킨스는 4백60만달러의 보너스에 연봉 28만7천달러라는 거액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보너스는 최소한 1년이상 근무조건이었다.

홉킨스는 지난 4월25일로 만 1년을 채워 보너스를 챙겼다.

홉킨스가 루슨트에 합류한 초기 몇달은 잘 되는 듯했다.

그녀는 지난해 경영잡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재계에서 두번째로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맥긴이 쫓겨나고 헨리 샥트 전 CEO가 복귀하면서 홉킨스의 입지도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홉킨스는 지난해말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루슨트 내부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홉킨스는 맥긴이 은퇴하면 뒤를 이어 CEO에 오를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샥트 회장의 복귀와 함께 이 계획은 가능성이 희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