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망] 달러/엔과 이별할까…"1,285∼1,310원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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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환시장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번주 달러/원 환율을 놓고 시장거래자들은 새로운 변화의 싹이 틔워질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밀회를 거듭해온 달러/엔 환율과의 관계에 금이 가면서 그동안 무시하다시피 해온 ''수급''이라는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울어있던 달러매수(롱)심리에 불편함을 느끼고 달러매도(숏)쪽으로 기우는 양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엔화와의 이별''이라고 단정짓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고리를 끊기 위한 조건들이 아직 미비하기 때문이다.
15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여부 및 인하폭도 변수다.
이번주 달러/원 환율 전망은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1,285∼1,310원'' 범위가 선호되고 있다. 지난 4일 기록한 전 저점 1,287원은 뚫고 내려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장심리가 수급과 국내 상황에 눈을 돌린다는 쪽과 달러/엔이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로 나눠져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아래위로 뚜렷한 모멘텀을 찾아보기 어려워 향후 방향은 여전히 안개속이란 얘기다.
◆ 달러/엔 ''가! 가란 말이야'' = 시장거래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고리를 만들어 6개월여를 이끌어온 엔화와의 밀회를 끝내고 싶어하는 눈치다. 일방적으로 한 요인에 의해서만 시장이 움직이는데 대한 반발심리인 셈.
4월 중순 이후 엔화가 조금씩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도 1,365.30원까지 오르던 기세가 크게 누그러져 1,300원대 아래로 진입키도 했지만 ''달러/엔 따라잡기(One Factor & Dealing)''거래패턴은 여전했다.
11일 달러/엔은 오름세를 탔음에도 달러/원은 하락하는 의외의 장이 연출됐음을 시장거래자들은 변화의 계기로 삼고자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이응백 외환시장팀장의 ''원/엔 비율의 하향 가능성''발언에 맞물려 상황변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팀장은 9일 한 세미나에서 달러강세유지와 엔화 추가약세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건전한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유입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10.7대1 비율의 원화와 엔화의 관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과 수출 단가 경쟁력측면에서 있어 적정선이라 일컬어지는 11대 1과 마지노선 10 대 1에 대해서는 당국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심리를 달러팔자(숏)으로 돌아가게 만든 FDI자금 유입 기대감, 기업 보유물량 출회 등도 고리 끊기에 일조하리란 예상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FDI 유입 기대감, 국내 경제여건 호전 등으로 (달러/엔과의 연동고리가) 끊어지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이에 따라 환율은 아래쪽으로 테스트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일본경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엔고리는 약해지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보조를 맞춰와서 옮기려면 다소 어려움이 있으며 끊으려면 달러/엔이 123엔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11일 의외의 역외매도세에 의해 연결고리가 깨져으나 일시적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11일에도 달러/엔이 뜨자 황급히 달러되사기에 나서며 위쪽으로 올라섰다"며 "FDI도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일뿐 여타 수급요인도 뚜렷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을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에 123엔대를 다시 뚫으면 볼 것 없이 달러/원도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박스권 장세의 탈피여부는 달러/엔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눈치다.
◆ 달러/엔 방향성 불투명 = 달러/엔과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되 끊어지기엔 당분간 어렵다는 관점에서 달러/엔의 방향성은 여전히 관심사다.
그러나 달러/엔 역시 박스권이다. 이달들어 121∼122엔대의 좁은 거래범위는 추세파악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일본 경제펀더멘탈의 변화는 없고 똬리를 틀고 있는 미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엔화약세를 전망하는가 하면 FOMC의 금리인하가 엔화에 긍정적으로 작용, 120엔이 무너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최근 달러/엔이 121엔에서 저점을 단단히 다지면서 야금야금 기어오르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달러/엔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달러팔자(숏) 심리가 우세하다해도 과도하게 숏플레이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면서 달러/엔이 저점을 강화하는 것도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5일 예정된 FOMC의 금리결정은 인하폭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달러/엔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엔 힘들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금리인하 결정후의 시장반응이 중요하며 달러/엔 방향성도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심리는 아래쪽으로 = 심리적으로 거래자들은 하향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FDI자금 유입 기대감, 달러/엔과의 느슨해진 고리, 네고물량 출회, 호전된 국내 경제여건 등 달러/엔 상승을 제외하고는 시장재료들이 하락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물량부담도 아직 상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FDI자금 유입 시기다. 가시적으로 나온 것이 없음에도 아래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은 조만간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다.
시장거래자들은 대체로 5월말이후에나 FDI자금 유입이 가시화되며 현재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FDI자금의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일시적으로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엔이 어지간히 올라가지 않는다면 하향압력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월요일이후 1,295원 밑으로 밀리면 수급상 아래로 뚜렷하게 내려갈 수 밖에 없다"며 "위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인 1,309.70원이 막히고 있어 1,310원을 당분간 넘기 힘든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1일 돌발적인 역외매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뚜렷하게 잡히는 것은 없다는 것이 시장거래자들의 설명.
한 시장관계자는 "실제 수급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헤지매도세로 보인다"며 "심리적으로 거래자들이 롱처분물량을 내놓게 만들어 장세를 움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역외세력이 어떤 매매패턴을 보이느냐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이번주 달러/원 환율을 놓고 시장거래자들은 새로운 변화의 싹이 틔워질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밀회를 거듭해온 달러/엔 환율과의 관계에 금이 가면서 그동안 무시하다시피 해온 ''수급''이라는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울어있던 달러매수(롱)심리에 불편함을 느끼고 달러매도(숏)쪽으로 기우는 양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엔화와의 이별''이라고 단정짓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고리를 끊기 위한 조건들이 아직 미비하기 때문이다.
15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여부 및 인하폭도 변수다.
이번주 달러/원 환율 전망은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1,285∼1,310원'' 범위가 선호되고 있다. 지난 4일 기록한 전 저점 1,287원은 뚫고 내려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장심리가 수급과 국내 상황에 눈을 돌린다는 쪽과 달러/엔이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로 나눠져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아래위로 뚜렷한 모멘텀을 찾아보기 어려워 향후 방향은 여전히 안개속이란 얘기다.
◆ 달러/엔 ''가! 가란 말이야'' = 시장거래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고리를 만들어 6개월여를 이끌어온 엔화와의 밀회를 끝내고 싶어하는 눈치다. 일방적으로 한 요인에 의해서만 시장이 움직이는데 대한 반발심리인 셈.
4월 중순 이후 엔화가 조금씩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도 1,365.30원까지 오르던 기세가 크게 누그러져 1,300원대 아래로 진입키도 했지만 ''달러/엔 따라잡기(One Factor & Dealing)''거래패턴은 여전했다.
11일 달러/엔은 오름세를 탔음에도 달러/원은 하락하는 의외의 장이 연출됐음을 시장거래자들은 변화의 계기로 삼고자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이응백 외환시장팀장의 ''원/엔 비율의 하향 가능성''발언에 맞물려 상황변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팀장은 9일 한 세미나에서 달러강세유지와 엔화 추가약세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건전한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유입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10.7대1 비율의 원화와 엔화의 관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과 수출 단가 경쟁력측면에서 있어 적정선이라 일컬어지는 11대 1과 마지노선 10 대 1에 대해서는 당국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심리를 달러팔자(숏)으로 돌아가게 만든 FDI자금 유입 기대감, 기업 보유물량 출회 등도 고리 끊기에 일조하리란 예상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FDI 유입 기대감, 국내 경제여건 호전 등으로 (달러/엔과의 연동고리가) 끊어지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이에 따라 환율은 아래쪽으로 테스트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일본경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엔고리는 약해지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보조를 맞춰와서 옮기려면 다소 어려움이 있으며 끊으려면 달러/엔이 123엔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11일 의외의 역외매도세에 의해 연결고리가 깨져으나 일시적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11일에도 달러/엔이 뜨자 황급히 달러되사기에 나서며 위쪽으로 올라섰다"며 "FDI도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일뿐 여타 수급요인도 뚜렷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을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에 123엔대를 다시 뚫으면 볼 것 없이 달러/원도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박스권 장세의 탈피여부는 달러/엔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눈치다.
◆ 달러/엔 방향성 불투명 = 달러/엔과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되 끊어지기엔 당분간 어렵다는 관점에서 달러/엔의 방향성은 여전히 관심사다.
그러나 달러/엔 역시 박스권이다. 이달들어 121∼122엔대의 좁은 거래범위는 추세파악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일본 경제펀더멘탈의 변화는 없고 똬리를 틀고 있는 미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엔화약세를 전망하는가 하면 FOMC의 금리인하가 엔화에 긍정적으로 작용, 120엔이 무너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최근 달러/엔이 121엔에서 저점을 단단히 다지면서 야금야금 기어오르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달러/엔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달러팔자(숏) 심리가 우세하다해도 과도하게 숏플레이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면서 달러/엔이 저점을 강화하는 것도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5일 예정된 FOMC의 금리결정은 인하폭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달러/엔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엔 힘들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금리인하 결정후의 시장반응이 중요하며 달러/엔 방향성도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심리는 아래쪽으로 = 심리적으로 거래자들은 하향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FDI자금 유입 기대감, 달러/엔과의 느슨해진 고리, 네고물량 출회, 호전된 국내 경제여건 등 달러/엔 상승을 제외하고는 시장재료들이 하락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물량부담도 아직 상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FDI자금 유입 시기다. 가시적으로 나온 것이 없음에도 아래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은 조만간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다.
시장거래자들은 대체로 5월말이후에나 FDI자금 유입이 가시화되며 현재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FDI자금의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일시적으로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엔이 어지간히 올라가지 않는다면 하향압력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월요일이후 1,295원 밑으로 밀리면 수급상 아래로 뚜렷하게 내려갈 수 밖에 없다"며 "위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인 1,309.70원이 막히고 있어 1,310원을 당분간 넘기 힘든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1일 돌발적인 역외매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뚜렷하게 잡히는 것은 없다는 것이 시장거래자들의 설명.
한 시장관계자는 "실제 수급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헤지매도세로 보인다"며 "심리적으로 거래자들이 롱처분물량을 내놓게 만들어 장세를 움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역외세력이 어떤 매매패턴을 보이느냐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