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더블역세권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전용면적 106㎡)가 경매 시장에서 감정가(약 11억9000만원)의 58%인 7억여 원에 낙찰됐다. 입주한 지 10년 된 아파트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반값인 6억1000만원대까지 떨어지자 응찰자 5명이 몰렸다.지방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경매 시장에서 지방광역시 경매 지표가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전과 대구, 광주, 부산 등은 지난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0%를 밑돈다. 두 차례 이상 유찰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의미다.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같은 인기 지역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낙찰가율 70%선 위협23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73.7%였다. 지난해 12월(78.9%) 대비 5.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3년 3월(70.2%) 이후 1년10개월 만의 최저치다.지난달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도 지난해 12월보다 2.2%포인트 내린 75.5%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대구는 낙찰가율이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는 작년 11월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떨어진 이후 70% 선까지 위협받는 분위기다.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2023년 2월 역대 최저치(67.0%)를 기록했다.광주는 평균 낙찰가율이 지난해 12월 대비 1.9%포인트 떨어진 78.3%를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낙찰가율이 높은 편이던 광주조차 14개월 만에 80%선 아래로 내려갔다. 부산(79.8%)은 한 달 전보다 0.9%포인트 올랐지만 4개월 연속 80%를 넘지 못했다. 울산 아파트 낙찰가율(84.0%)은 전달 대비 3.0%포인트 상승하며 3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해운대구, 수성구 등 핵심 주거지역도 경매 시장에 찬바람이 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관련 산업 수혜 효과를 누리던 경기 이천·안성 아파트값이 지속해서 내리고 있다. 평택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황 불황에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겹쳐 낙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17일) 기준 이천과 안성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각각 0.09%, 0.10% 떨어졌다. 평택(-0.23%) 광명(-0.18%) 김포(-0.12%) 등에 이어 수도권에서 내림세가 가파른 지역으로 꼽힌다.이달 초에는 하락 폭이 더 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수도권 하락률 1, 2위가 안성(-0.55%)과 이천(-0.50%)이었다. 경기 전체 평균 하락률이 0.05%임을 감안하면 낙폭이 매우 크다.이천은 SK하이닉스 본사가 있어 대표적인 반도체 도시로 꼽힌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기대로 이른바 ‘반세권’(반도체+역세권)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지연되면서 최근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천시 안흥동 ‘롯데캐슬골드스카이’ 전용면적 84㎡는 5억335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이 5억87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000만원 이상 내린 것이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이천 미분양 물량은 1911가구에 이른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안성도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며 입주장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안성시 공도읍 ‘우방 아이유쉘 에스티지’는 집들이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948가구 중 250가구가량이 매물로 나와 집값 하락이 본격화했
서울 개포동 ‘경·우·현’(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통합 재건축 단지가 ‘독립정산제’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같은 개포경남 안에서도 용적률 차이로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조합원 갈등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출범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경·우·현통합재건축준비위원회는 최근 조합원에게 1982년 분양 당시 분양공고문, 서울시에서 발급한 민영주택 건설사업 계획 변경 승인 내역 등을 보냈다. 단지별 독립정산제를 주장하는 조합원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독립정산제는 단지별로 수익(분양)과 비용(지출)을 따로 정산하는 개념이다. 아파트별로 적용된 용적률 등이 달라 생기는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된다.준비위에 따르면 개포경남아파트는 최초 사업계획 인가 후 1차 분양하고, 사업계획을 변경해 2차로 분양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계획을 인가받은 것이 아니라 변경만 했기 때문에 하나의 주택 단지로 봐야 한다는 게 준비위의 주장이다. 용적률 역시 단지별로 나눌 수 없고 전체 용적률 174.89%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준비위는 “경남 1, 2차는 면적 차이만 있을 뿐 3.3㎡당 분양가는 같다”며 “법률 규정에 따라 하나의 사업계획과 단일 용적률이 입증되므로 분리재건축이나 독립채산제 주장 등은 법률상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경남 1차 재건축추진준비위는 독립정산제를 주장하고 있다. 경남 1차와 2차는 용적률이 각각 156%, 204%로 차이가 커 하나의 사업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단 준비위는 조합설립추진위를 세우고 내용을 따져보자는 입장이다. 임병업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