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온통 미국 금리인하에 쏠려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여부와 폭, 그리고 그에 따른 뉴욕증시 반응을 확인하자는 심리가 팽배해 관망세가 장을 지배하고 있다.

FRB는 화요일 FOMC를 열고 올들어 다섯 번째 금리 인하를 결정한다. 금리정책은 오후 2시 15분 발표될 예정이다.

금리인하 폭이 0.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그에 따른 반응과 전망이 엇갈리면서 ''사자''와 ''팔자'' 어느 쪽도 적극적으로 매매에 가담하지 않고 있어 지수는 게걸음을 걷고 있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한발짝 물러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급증해 이미 3억7,000만주 이상이 손을 옮겼다. 하지만 몇몇 종목에 집중돼 시장 분위기를 돌리진 못했다.

최근 거래량의 40% 정도를 차지해온 하이닉스, 대우, 대우중공업이 이날도 대량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조흥, 외환, 대구은행 등 저가 은행주 거래가 모처럼 폭주했다.

외환은행이 한때 가격제한폭을 채우는 등 은행주는 상장된 전종목이 강세를 나타내며 업종지수가 3% 이상 올랐다.

하이닉스 외자유치에 따른 부담 경감에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수혜 기대, 국민 주택은행 등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백종일 팀장은 "하이닉스 외자유치,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주에 관심이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철저하게 순환매 차원에서 이해해야지 그 이상의 확대해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2.66포인트, 0.46% 내린 581.42를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는 81.67로 1.26포인트, 1.52% 하락했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0.20포인트, 0.27% 낮은 72.75를 나타냈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96.75에 머물러 0.95포인트, 0.97% 내렸다.

외국인은 장초반부터 매도규모를 확대하며 55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지수선물은 2,314계약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 453억원을 불러들여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프로그램 매도는 55억원 출회에 그쳤다. 개인은 192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에 무게를 실었고 기관은 367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가 내리며 한국전력, 포항제철, 담배인삼공사 등은 상승해 지수관련 대형주는 명암이 엇갈렸다.

대우자판, 쌍용차, 대우조선, 대우전자 등 대우그룹주는 강세를 이어간 반면 하이닉스, 현대상선, 현대상사,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빅5'' 종목이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중가권 업종대표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거래량과 고객예탁금 증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어 1월과 같이 금리인하 결정 후 장이 하락추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선조정을 받는 업종대표주에 대해선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뉴욕증시가 혼조를 보였음에도 은행, 증권주 강세가 심리적인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면서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등종목 매도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 매수가 병행되고 있어 투자심리는 살아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