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톱10''이 아니라 우승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6개월 만에 귀국한 ''탱크'' 최경주(31·슈페리어·스팔딩·88CC)는 15일 아침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경주는 17일 일동레이크GC에서 개막되는 SK텔레콤오픈에서 고국팬들에게 미국에서 갈고 닦은 샷을 선보인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PGA투어 2년째인 올 들어 시즌 초반 성적이 좋은데.
"지난해는 대회 골프장을 눈앞에 두고도 30∼40분 헤맨 적이 많았다.
올 들어서는 코스나 분위기 문화 등에 익숙해져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특히 비거리가 지난해보다 20∼30야드 늘어나고 쇼트게임 기량도 향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스윙이 달라졌는가.
"스윙은 한결같지 않고 변해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깎아치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말아친다.
그래서 드라이버의 경우 거리가 늘어나고 아이언은 하이샷을 구사함으로써 스핀을 더 많이 주게 됐다.
''볼을 다루는 능력''이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고 자평한다.
시도해야 할 샷을 미리 머리 속에서 정리해 두는 ''이미지 트레이닝'' 덕도 많이 보고 있다"
-올해 ''톱10''에 두 번이나 들었는데 미국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은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루야마 아니냐'' ''일본선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공항 같은 데 가보더라도 ''TV에서 보았는데 KJ가 아니냐''는 인사를 자주 받는다.
기분이 좋다.
미국 내에서도 내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다.
일부 갤러리들은 ''탱크''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본인의 평가는 어떤가.
"이제는 희망을 지니고 생활한다.
올 시즌에는 상금랭킹 80위 내에 들 자신이 있다.
타이거 우즈처럼 볼을 가지고 노는 정도는 아니라도 대회마다 20∼30위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거리를 지금보다 조금 더 늘리고 기술적인 문제를 조금만 보완한다면 우승도 멀지 않다고 본다"
-올 들어 커트오프를 네 번이나 경험했는데.
"한국에서 커트오프 당하면 슬럼프라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커트를 간신히 통과해 50,60위를 하는 것보다는 이틀 동안 더 쉴 수 있고 일찌감치 다음 대회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해피하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미 PGA투어에서는 ''투어 입문 2년차에 풀시드를 받지 못하면 영원히 시드를 받지 못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올해 상금랭킹 1백25위 내에 들어 풀시드를 받은 뒤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투어에서 뛰는 것이 목표다"
-올해 메이저대회 출전 계획은.
"마스터스는 이미 끝났고 다음 대회인 US오픈(6월14∼17일) 최종예선에 나갈 생각이다.
브리티시오픈은 출전하기 힘들 것 같고 마지막 대회인 USPGA챔피언십에는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 대회는 지난해 대회 이후 상금랭킹 70위까지 출전자격을 주는데 현재 나는 58위 정도다.
남은 3개의 메이저대회 중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진출 계획을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빨리 미국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랭킹 10위권 선수라면 미국에서도 통한다.
언어 문화 스폰서 기량 등은 차차 적응해가면 된다.
내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 우선 미국에 가서 부딪치다보면 그런 문제는 다 해결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