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미국 금리인하를 앞두고 전반적인 관망세가 짙게 깔리며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혼조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도 좁은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 설정을 하루 늦췄다.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폭을 확인하자며 한걸음 물러나 매수와 매도 어느 쪽에서도 자신있게 매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581.30으로 전날보다 2.78포인트, 0.48%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1.45포인트, 1.75% 하락한 81.48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0.60포인트, 0.82% 낮은 72.35를 기록했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96.60에 거래돼 1.10포인트, 1.12% 내렸다.

지수선물이 콘탱고 상태로 돌아서고 시장베이시스가 확대됨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1,090억원 유입되며 580선 지지의 버팀목이 됐다. 프로그램 매도는 116억원에 불과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화요일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를 열고 올들어 다섯 번째 금리 인하를 결정한다. 금리정책은 오후 2시 15분 발표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0.5%포인트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내린다면 악재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0.5%포인트 인하인 경우 향후 경기전망과 뉴욕증시의 반응에 따라 국내증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거래소에서는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외국인의 집중 매도를 받아 장중내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수도 약세권에 머물렀다.

이밖에 현대차, 기아차, 신세계, 농심, 하이트맥주, 제일기획 등 주목받던 실적과 내수관련주도 조정 받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관련주 중 한국전력, 포항제철, 국민 신한 주택은행, 담배인삼공사 등은 상승하며 580선 지지를 도왔다.

업종별로는 은행주 강세가 돋보였다. 하이닉스 외자유치에 대한 기대와 신용등급 상향조정, 미국 금리인하로 인한 수혜 기대감에 그 동안 상승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에 순환매가 일며 외환은행이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 상장 거래되는 전종목이 크게 올랐다.

대우차판매와 쌍용차가 대우차 매각을 재료로 나란히 나흘째 상한가행진을 이어간 반면 최근 강세의 다른 한 축인 하이닉스는 5.60% 하락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통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이 약세를 이어갔고 전날 정통부의 비대칭 규제 방침 호재로 동반 상한가를 냈던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도 차익매물에 밀려 내림세로 돌아섰다.

인터넷 관련주는 다음, 옥션 등은 상승했으나 한글과컴퓨터, 새롬기술 등은 하락해 방향을 달리했다. 엔씨소프트가 미 업체와의 제휴설로 7.87% 올라 눈길을 끌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관련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업종대표주가 조정받는 사이에 하이닉스 외자유치, 대우차 매각 등 구조조정과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약보합에서 하락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금리인하가 결정되는 내일이 지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0.5%포인트가 되든 0.25%포인트가 되든 재료 노출로 인한 기대감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무게 중심은 아래로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950억원, 8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은 거래소 910억원, 코스닥 80억원 매수우위로 맞섰다. 개인은 거래소에서 379억원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41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소에서는 하이닉스, 대우, 대우중공업과 조흥 외환 대구은행 등 저가은행주의 활발한 손바뀜 속에 5억5,755만주, 1조9477억원이 거래됐다. 코스닥은 하나로통신, 바른손, 프로칩스가 나란히 거래량 1,2,3위에 오르며 5억417만주, 2조6,219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