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장군과 장교들이 많지만 진급을 미끼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군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인물들도 많습니다"

예비역 육군중령 이상용(43)씨가 군 내부의 복무비리를 파헤친 ''장군의 밥상머리''(울림사,7천5백원)를 펴냈다.

지난해 9월 예편한 이씨는 21년간 군대 생활에서 보고 겪은 부조리를 폭로함으로써 더이상 ''가슴 아픈 일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책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박노항 원사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의 병역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군에 입대했다 하더라도 각종 복무비리에 휘둘리게 된다고 말했다.

"인사발령 때 ''봉투''가 왔다갔다 하고 유형무형의 뒷거래가 판을 치지요.

이른바 ''빽''이 없으면 근무여건이 열악한 곳으로 밀려나고 연줄이 있으면 그나마 편한 곳에 배치받게 됩니다"

현직 국방부 차관집 운전병이 수천만원을 도둑질하는 현실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하를 수족 부리듯 하는 관행''때문에 빚어졌다는 것이다.

"장군들 등산갈 때 부하 마누라는 수박을 짊어지고 땀 뻘뻘 흘리며 산꼭대기까지 따라갑니다.

근무시간 외에 상관 집에서 온갖 허드렛일 다 하고 차마 말못할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살아남는 풍토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툭하면 ''술상무''로 불려다니거나 일부 ''사모님''들의 빗나간 희롱에 시달리며 밤낮없이 시달리는 군인들의 아픔이 결국 군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이 책에는 장군 가족용 낚시터로 전용되는 저수지 환경정화 해프닝,새벽 2시에 숙소로 술상 대령하기 등 그늘진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예편 후 시민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성실한 군인''들에게 혹시 누가 될까봐 이번 책을 실화소설 형식으로 냈지만 아직도 못한 말이 많아 또 다른 책 ''마지막 용병''을 내년쯤 펴낼 계획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