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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저널] 백안관의 '혼네(本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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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 내뱉는 말(다테마에)''과 ''마음에 품고 있는 속마음(혼네)''이 다른 독특한 일본문화를 설명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렇다고 일본만 ''혼네-다테마에'' 화법(話法)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외교 수사(修辭)라는 것 자체는 결국 일본인의 다테마에에 해당한다.

    어찌됐건 무슨 일을 하든 상대방의 혼네를 모르고는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다.

    이제까지 조지 부시 행정부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일관된 다테마에를 반복해 왔다.

    국무부의 콜린 파월 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 등 누구도 이에 저항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다테마에다.

    그 이면에 있는 진정한 ''미국의 혼네''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은 끝내 채워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지난 14일 ''국제민주연합(IDU)'' 정책 설명회에 나온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믿을 수 없는 인물이고 또 그의 좋지 못한 행동(bad behavior)에 밀려 떡(reward)을 건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그야말로 듣기 어려운 속마음을 내보여 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수년간 뭔가 저지르겠다고 위협하기도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해왔는데 그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어 달래고(rushes to calm him down) 또 뭔가 손에 쥐어주었다"고 비판한 라이스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은 이같은 김 위원장의 좋지 못한 행동을 고쳐 놓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백악관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어 "우리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북한의) 김 위원장은 미사일 실험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위협을 했다.

    좋다(Fine!).해보려면 해봐라(Be our guest!).그러나 그렇게 하면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우리의 (종래) 생각과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온 세계에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경 대처했더니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실험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2003년까지 실험을 유예하겠다고 물러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라이스 보좌관은 "김 위원장은 국제 공동체에 대한 참여보다는 체제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전제, "상호주의(reciprocity)는 (문제 그대로) 상호주의다워야 할 뿐 아니라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verification)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시 밖에 드러나 있는 파월 국무장관이나 아미티지 부장관과는 달리 라이스는 백악관 깊은 곳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인물이다.

    이번 IDU 회의 또한 현 부시 공화당정부정책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주로 초청된 자리였다.

    이번 회의는 기자들도 없는 비공개회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라이스 보좌관의 거침없는 속내 내보이기는 백악관, 특히 부시 대통령의 깊은 속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봐도 틀림 없다는 것이 이곳 워싱턴의 평가다.

    부시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라이스 보좌관도 이를 답변 모두에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라이스의 이번 강경발언은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다테마에식 지지표명이 김 대통령의 김 위원장을 대하는 접근방식까지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양봉진 워싱턴 특파원 yangbong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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