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던 ''궁예''가 다 풀려 나간 느낌이에요"

인기드라마 KBS 1TV ''태조 왕건''(토·일 오후 9시45분)에서 궁예역을 맡아 열연한 탤런트 김영철(49)은 "궁예가 죽는 장면촬영이 끝났지만 아직 TV를 통해 방영되지 않아서 그런지 홀가분하다는 생각 외엔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말했다.

궁예가 죽음을 맞는 모습은 오는 20일 방송된다.

김영철은 지난 4일 문경새재 야외 촬영장에서 궁예의 최후 장면을 찍고 지난 10일 KBS 스튜디오에서 마무리작업까지 끝냈다.

요즘 그는 경기도 안양의 백운호수 부근에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배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년 가까이 어디에 가든 궁예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막상 촬영이 없으니 약간 허전합니다. 궁예의 최후 장면은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볼 계획입니다"

그는 "안대를 썼던 왼쪽 눈뿐만 아니라 오른쪽 눈의 시력도 많이 떨어져 고생했었다"면서 "이제 안대를 착용하지 않아 그동안 나빠졌던 시력도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드라마 중간쯤에 신라 왕족의 서자인 궁예가 ''서자면 어떻고 외눈이면 어떻냐''고 말하며 안대를 벗어버리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궁예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했던 만큼 앞으로 다른 연기를 하는데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같아 걱정도 됩니다"

요즘 김영철에겐 영화 드라마 CF 등을 찍자는 제의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가 출연하기로 결정한 작품은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SBS시대극 ''장군의 아들''하나 뿐이다.

"당분간은 푹 쉬고 싶습니다. ''장군의 아들''에 출연하기로 한 것은 촬영도 3∼4개월 뒤고 김두한이 궁예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강한 남성미를 살릴 수 있는 남성복 모델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