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무용가 진싱(34).

28년간 남자로 살았고 성전환 수술 이후 6년째 여자로 살고 있는 "대륙의 마사 그레이엄".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진싱 지음,중앙M&B,8천원)는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과 몸짓을 한편의 무대예술처럼 담아낸 책이다.

함흥 출신 아버지와 부산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진싱은 9살 때 가무단에 입대,타고난 자질과 혹독한 훈련으로 중국 최고 무용가 자리에 올랐다.

그도 처음에는 키가 작고 머리가 유난히 크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21세 때 최초의 미국 유학생으로 뽑혔지만 유학허가가 나지 않아 탈영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뉴욕에 가야했다.

게다가 28세까지 성의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었다.

성전환수술 때의 3시간에 걸친 대출혈과 간호사의 실수에 의한 왼쪽 다리 근육마비.

"다시 춤을 출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을 땐 자살하려고 했다.

그러나 초인적인 재활 치료와 강한 의지력으로 무대에 복귀한 그는 중국 최초의 개인 무용단인 베이징현대무용 앙상블,상하이 진싱현대무용단을 창단했다.

한국 무대에는 남성이던 80년대에 몇차례 섰고,지난 겨울부터는 부산을 오가며 장선우 감독의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여전사 라라 역)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