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20포인트 이상 뛰어오르며 단숨에 600선 턱밑까지 진군했다.

하루 늦게 나타난 미국의 금리인하 효과로 전날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1,000과 2,100을 돌파한 영향이 컸다.

예상보다 낮게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로 인해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지만 무엇보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이 또 한번의 "랠리"를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하면서도 V자형의 급격한 대세 상승보다는 ''바나나형''이나 ''계단식'' 상승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 경기바닥엔 아직 신중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경기와 기업 수익의 사이클상 2.4분기가 변곡점"이라며 "강세장의 시작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의 재고가 줄고 있고 철강 등 소재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 시그널이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소비자전망 조사''에서도 현재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가 80.9를 기록,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굿모닝투신운용 강신우 상무는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이 3.4분기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가 돌아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2.4분기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대내외 전망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소비지표가 올라가는 것은 작년 하반기에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던데 따른 반작용의 결과일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 V자보다는 바나나형 또는 계단형 회복 =일단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급격한 ''랠리''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주가가 5월에 전고점(627) 돌파를 타진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진 약세장에서의 랠리이므로 전고점 돌파 과정에서 추가 자금유입 등 새로운 계기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굿모닝투신 강 상무도 "지수 600대와 620 등 차례로 기다리고 있는 매물대를 돌파하기에는 아직 증시 체력이 미흡한 감이 있다"며 "무엇보다 증시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이 상무는 "650 돌파 전에 조정기간을 충분히 거쳐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도 국내 경기회복을 분명히 확인한 뒤 들어올 것이므로 주가 상승은 서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금융주와 소재관련주에 주목 =지표로 보나 시장 기대로 보나 경기 회복이 보다 가까워졌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경기회복 초기에 유망한 금융주와 소재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증권 정 이사는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한다면 지금 단계에서 기업 내용이 좋은 현대차 등과 같은 수출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석유화학 등 소재업황도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신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둘 만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이 상무는 "반도체주를 포함해 낙폭이 과대했던 일부 IT(정보기술)주와 포철 금강고려화학 등 소재주의 이익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고 전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