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선릉∼서초 4개역 인근에 월세만 1백10만∼1백30만원선인 ''풀옵션 원룸'' 바람이 불고 있다.

곧 완공을 앞둔 원룸주택 10개중 5개는 이같은 임대방식을 택하고 있을 정도다.

콘도형 원룸으로도 불리는 ''풀옵션 원룸''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옷장 가스레인지는 물론 식기와 청소도구, 침대보까지 갖췄다.

말 그대로 몸만 들어가 살 수 있는 고급 원룸이다.

역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위치한 이들 원룸은 월 임대료가 보통 원룸에 비해 50만원 가량 비싼 대신 보증금은 한달치 월세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3∼6개월간 체류하는 단기 거주자들에게 인기다.

주수요층은 단연 유흥업 종사자들.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이 많은 역삼 논현 서초동의 배후주택지내 원룸의 경우 이들이 전체 거주자의 30∼40%를 차지한다.

여기에 장기출장자, 벤처직원, 독신자, 맞벌이 부부 등도 선호하고 있어 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다세대주택의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풀옵션 원룸''이 늘고 있는 것은 초기 투입비용이 만만치 않은 반면 연수익률은 최고 15% 이상 가능한 투자대상이기 때문.

현재 18억원에 매물로 나온 역삼동 I타워 뒤편 원룸주택(23개룸)은 보증금 3천만원에 매달 2천7백만원의 임대수익이 나온다.

매입할 경우 투자금액대비 연수익률이 18%에 달하는 셈이다.

원룸 신축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지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역삼동 논현동 등의 주택지값은 올초보다 평당 50만원 정도 오른 7백50만∼8백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미 건축을 마친 원룸은 부지매입값에 건축비를 더한 가격에 10%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지만 매물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호공인 정홍철 부장은 "풀옵션 원룸은 평균 5% 이상 수익을 더 낼 수 있어 10억원대의 목돈을 가진 투자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며 "최근엔 단독주택을 매입해 원룸으로 다시 짓는 사례도 많아 주택값까지 들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