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을 틈타 지분율이 낮은 회사의 주식을 대거 매집하는 ''큰손''이 늘고 있다.

최근 정부의 M&A(인수합병) 전용펀드 설립 허용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회사들이 M&A 유망주로 주목을 받게 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관련주들은 조그만 지분변동에도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개인투자자에게는 이같은 지분변동이 진정한 M&A 시도인지 여부를 분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개인사업가인 김오현씨는 바이오 벤처업체인 벤트리 주식 91만5천주를 지난 11일 주당 3천3백원에 장내에서 매수했다.

김씨는 이번 주식취득으로 지분율이 5.15%로 늘어났다.

최대주주인 한강구조조정기금(지분율 12.65%)과 이행우 사장(10.1%)에 이어 3대주주다.

벤트리는 지난 주말까지 무려 7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7일엔 금융업체인 지에이인큐뱅크가 인테리어건설업체인 희훈의 지분 11.34%를 장내 취득했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지에이인큐뱅크는 지난 4월26일부터 5월10일까지 1백85만7천주를 주당 1천1백∼1천2백원대(액면가 5백원)에 매수했다.

이 회사는 김찬근 사장 등 희훈의 대주주(23.6%)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지에이인큐뱅크는 공시를 통해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M&A에 대한 기대가 커져 지난 4월초 1천원을 밑돌던 희훈의 주가는 1천2백원 수준을 넘었다.

한국창업투자의 경우 벤처테크의 안창용 사장이 경영권 참여를 분명히 밝히며 지난달 27일과 이달 4일에 한국창투 주식 29만주(7.29%)를 매입했다.

안창용 사장은 최대주주인 리딩투자증권 및 한국창투에 지분양도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M&A 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한국창투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 지난 18일 현재 30% 이상의 상승률을 올렸다.

증권업협회의 주가감시팀 관계자는 "최근 M&A 전용 사모펀드가 정식으로 허용되면서 장내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개인 및 법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는 경영권참여 등 M&A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실제 성사될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식매입세력이 중도에 차익실현을 위해 매입한 주식을 다시 팔더라도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