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술집에 가면 덜 취하라고 녹차나 우롱차가 함께 나오는데 기존 한의학서는 술과 차를 함께 마시면 주담(酒痰)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의학적 관점에서는 전혀 해로울게 없다는 반론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담(痰)은 몸의 진액이 열로 인해 끈적하고 탁해진 것이며 음(飮)은 소화기관에서 생긴 불쾌한 것이다.
담음은 한마디로 정상적인 대사과정을 거치지 못한 병리적인 부산물이다.
동의보감의 담음론 가운데 주담은 숙취가 해소되지 않거나 술과 차를 함께 마시면 생긴다고 씌어 있다.
기존 한의학에서는 술이 웬만큼 깬 다음에 차를 마시면 숙취해소를 앞당기지만 술 취한 상태에서 차를 마시거나 술과 함께 마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차의 경우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사람이 너무 즐기면 좋지 않다.
더욱이 본초강목에는 술의 뜨거운 기운을 차의 냉기로 누르면 술 기운이 신장으로 가서 신장에 냉이 뭉치고 손상이 온다고 적혀 있다.
따라서 몸이 냉한 사람은 술 안주로 꿀을 바른 인삼처럼 열성 안주가 좋다는 것이다.
음주 후에는 마땅히 양기를 더욱 상승시켜 혈액 순환과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약리학적 관점에서 술에 취한후 차를 마시면 신장에 유해할수 있다는 이론도 있다.
강성룡 약학박사(락강한의원 원장)는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 초산을 거쳐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데 차 성분에 들어 있는 테오필린은 강한 이뇨작용으로 채 분해되지도 않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너무 일찍 신장에 도달하게 한다"며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신장에 들어가면 자극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형섭 울산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에서 만들어져 간 뇌 폐 신장 등 전신에 고루 퍼지게 되므로 신장에만 해로울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안세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도 "술을 마실때 수분이 많은 차로 희석하면 몸에 나쁠게 없으며 옛날 한의학 이론에 크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