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 민주당 국회의원 yschang@assembly.go.kr >

얼마전 외신에서 이스라엘 샤론 총리의 기행(奇行)이 소개됐다.

샤론 총리는 각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이른바 ''행동수칙''을 내각회의에서 발표했는데 ''지각하지 말 것''이 제1수칙이었다.

이 외신은 이어 이스라엘 국민성 자체가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많은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의사발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때나 자기 주장을 큰 목소리로 떠들어대며 심지어 시시콜콜한 일로 주먹까지 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의 훈시같은 이스라엘 총리의 행동수칙이 내각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기에 해외토픽감이었지만 유독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별로 주의를 끌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사례가 뉴스감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스라엘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 탓이다.

우리에게는 ''코리안 타임''이라는 단어가 꽤 친숙(?)하다.

약속시간에 10분 정도 늦는 것은 큰 실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하든 덜 중요하든 회의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선진 국민의 필수조건인 시간약속이 정치현장에서도 어김없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시간은 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회의시간이나 국회일정 등을 지키지 않는 것은 경제적 낭비는 물론 정치적 낭비까지 초래하는 것이다.

이같은 큰 낭비를 막고 더 큰 손실을 방지하려면 정치인부터 시간개념이 투철해야 한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은 정치현장은 물론 모든 인간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이같은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품을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유한하기 때문에 뒤떨어진 10분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

정치계의 시간개념은 경제계에 한참이나 뒤처져 있다.

기업 현장에서는 사운을 걸고 시간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현금보상을 해 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