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 신임 법무장관의 "취임사" 초고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신임 법무장관이 21일 오전 청와대로부터 법무장관 임명 소식을 듣고 작성했다고 알려진 취임식 초고에 낯뜨거울 정도의 표현이 실려 시작된 이 파문은 초고의 작성자가 과연 누구냐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주장이 제기되면서 점점 증폭됐다.

안 신임장관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여직원 윤모씨로부터 서울지검 기자실로 전달된 취임사 초고에는 "가문의 영광인 중책을 맡겨주시고..."부터 시작해서 "파격적으로 발탁해 주신 대통령님의 태산 같은 성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다소 과한 표현이 적혀있었다.

또한 "중요한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님의 통치 철학에 따라 대통령님께 목숨을 바칠 각오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노골적인 표현은 물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민감한 표현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 초고를 누가 작성했느냐는 것.

안 장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윤모씨는 "안장관이 이날 2시쯤 직접 작성한 초고를 직접 프린터에서 뽑아 나가는 걸 목격했다"고 밝힌 반면 법무부 공보관실에서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모 변호사가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모 변호사 역시 자신이 안 장관의 부탁을 받고 자필로 작성,사무실 여직원에게 넘긴 것이라고 밝혔으나 안 장관의 지구당 사무실(민주당 서초을 지구당)에선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같은 사실을 두고 제각각의 설명이 이뤄졌다.

법조계 주변에선 안 장관이 10여년 넘게 무료 법률활동을 펼친 훌륭한 법조인임에는 틀림 없지만 어쨌든 공직자로선 어울리지 않은 처신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