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핸즈프리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이 폭발할 것으로 보고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초만해도 50여개 업체가 시장에 참여했으나 올들어 1백여개사가 난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폭발을 예감케 하는 근거는 정부의 규제다.

지난해말 국회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새로운 규제가 발효되게 된 것.

오는 7월1일부터 국내에서는 운전중에 휴대폰을 들고 사용하는 게 전면금지된다.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핸즈프리 시장 진출 기업이 급증하는 이유다.

무역업을 하는 업체에서부터 유통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영업을 하는 곳은 20여개사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최근 들어선 중국산까지 들어오고 있다.

3만원대의 저가를 내세워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산 핸즈프리는 5만원에서 8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차량용 핸즈프리 특수올까=업계가 추산하는 자동차 보급대수는 1천2백만대.

이중 10% 정도만이 핸즈프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급 승용차에나 설치하는 사치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정부 규제로 운전자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게되면 현재 시장규모의 수배에 이르는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6월에 특수가 올 것으로 보고있다.

규제가 시작되기 전 한달이 사상 최대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얘기다.

삼신전자의 김석기 대표는 "차량용 핸즈프리 시장규모가 지난해엔 1백억원에 달했으나 올해엔 5백억원,내년엔 2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첫해인 올해 시장규모가 정점을 이루고 이후에는 교체물량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허상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엔트텔레콤의 김병권 기획팀장은 "휴대용 핸즈프리가 차량용 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한 상태"라며 "규제가 시작된다고 해서 새로 창출되는 시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용 핸즈프리는 차량용에 비해 가격이 10분 1이하 수준이다.

김 팀장은 이에따라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해 출고한 월5천대의 핸즈프리중 2천대를 미국에 수출할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주별로 운전중 휴대폰 사용 제한을 법제화하고 있는 미국은 차량용 핸즈프리의 사용만을 허용하는 추세여서 차량용 핸즈프리의 황금시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이디어로 승부한다=손을 안 쓰고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기본기능외에 부가기능을 얹은 핸즈프리가 늘고 있다.

화람전자는 향기나는 핸즈프리를 내놓았으며 엔트텔레콤은 카오디오를 상대방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핸즈프리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엔트텔레콤이 전파연구소로부터 획득한 4개의 주파수대역 중 사용자가 원하는 주파수를 골라 라디오에 입력한 뒤 오디오를 스피커로 사용하는 식이다.

전화를 할 때 해당 주파수를 맞춰 라디오를 켜면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차량용 핸즈프리는 이어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마이크와 스피커 일체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량내에 있는 타인을 방해하지 않고 비밀통화를 할 때는 이어폰을 사용한다.

최근 들어선 거추장스런 선이 없는 이어폰을 귀속에 넣고 사용하는 무선 핸즈프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통화감도의 문제로 아직은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최대 60초까지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핸즈프리나 어두운 곳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램프형 핸즈프리도 아이디어 상품의 사례다.

차량별로 특화된 핸즈프리까지 나오고 있다.

트럭과 같은 대형차는 소음이 많다.

따라서 출력이 큰 핸즈프리가 요구된다.

지금은 대부분 출력이 1~2W로 차량별로 구분이 없었다.

최근엔 5W 출력을 내는 핸즈프리도 출시됐다.

올하반기엔 자연스런 대화가 가능한 양방향 핸즈프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단방향이 주류다.

상대가 얘기할 때 듣고 있어야 한다.

말이 겹치면 어느 한쪽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문제는 없나=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능화한 핸즈프리가 늘고 있지만 기본 기능인 통화감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핸즈프리는 통화감도가 안 좋은데다 고속주행이라도 하면 통화감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핸즈프리를 자주 사용하는 운전자의 경우 3~4회 교체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애프터서비스의 질도 문제다.

업체들이 영세해 제대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대부분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공급되고 있으나 애프터서비스를 보장받기란 쉽지 않다.

이같은 현실 때문에 연말이면 우후죽순 생겨난 핸즈프리 업체들이 상당부분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대목만 잡자며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없이 질 낮은 핸즈프리를 내놓는 업체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