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1일 국회에서 "힘들 때는 가미가제 특공대원들을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참석한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태평양전쟁 당시 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 군함을 향해 돌진한 가미가제 자살특공대를 거론했다.

그는 "야스쿠니 참배가 왜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전쟁 희생자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총리로서 참배할 생각"이라고 야스쿠니 공식참배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어 "가족과 떨어져 전쟁터에 나간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을 치고 싶다"며 "총리가 된 지금 어려운 일이 있으면 특공기에 탄 청년들의 마음가짐과 나 자신을 비교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박차고 일어선다"면서 "특공대원들의 마음가짐이 돼 보자고 스스로에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가제 특공작전을 진두진휘했던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