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來韓공연 갖는 발레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 ]

현대발레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러시아의 보리스 에이프만(55)이 오는 27일부터 6월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기 위해 53명의 상트페테르스부르크 에이프만발레단을 이끌고 내한했다.

에이프만은 22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 매우 오고 싶었다"며 "성공적인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에이프만은 "이번의 세 작품은 나의 작품중 가장 인기있는 레퍼토리들"이라며 "한국팬들도 감동하고 교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대에 올리는 작품은 ''차이코프스키-미스터리한 삶과 죽음(27∼28일)''''붉은 지젤(29∼31일)''''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6월1∼2일)''등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동명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파멸을 담아냈고 나머지 두 작품은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와 전설적 발레리나 올가 스페시브체바의 비극적 삶을 그리고 있다.

"불멸의 작품 이면에 숨겨진 예술가들의 내적 갈등과 고통을 들춰내 보여주고 싶습니다.

창작에는 고통이 수반되며 그 고통은 실제 삶과도 깊이 연관돼 있지요" 차이코프스키는 동성애의 유혹과 극도의 신경쇠약증세에 시달렸고 스페시브체바는 ''발레여왕''에서 정치적 망명과 정신병원 수용 등으로 불우한 말년을 보냈다.

에이프만은 "신체는 악기처럼 정서를 표현하는 도구"라며 "발레의 외형뿐 아니라 인간 내면의 정서와 심리를 폭넓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프만발레의 특징은 작품소재가 다양하고 극적 요소가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철학적 주제를 현대무용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일품이다.

에이프만발레단은 서울 공연에 이어 6월3일부터 10일까지 청주·광주·대전투어에 나설 예정.

1977년 창단된 에이프만발레단은 매년 6∼7차례 해외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의 내한공연은 지난 95년 이후 6년 만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