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꼭 배우자를 찾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하지만 실패로 끝난 회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은 거의 없답니다. 여러 이성을 만나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게 되고….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한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들 하시죠"

국내 최대의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커플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권주현(29)씨의 말이다.

스튜어디스로 일하던 그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자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커플매니저의 매력에 끌려 지난해 듀오에 입사했다.

권씨는 1999년 연애로 결혼에 골인한 기혼이라 청춘남녀의 심리를 읽어내는 일에도 자신이 있었다.

"요즘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요. 부모님과 함께 오시는 경우도 있고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충분히 얻으신 다음 혼자 가입하러 오시는 경우도 많죠. 무엇보다 몇 년 사이에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권씨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성혼확률이 일반 소개보다 더 높다고 강조했다.

"친구나 가족 등 아는 사람들을 통해 소개를 받는 경우엔 주선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죠. 가령 ''내가 잘 아는 사람인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식이죠. 하지만 결혼정보회사에선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맞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 소개해 줍니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아요"

하루에 수십명의 사람들과 상담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회원을 떠올렸다.

"지난해 새벽에 불쑥 전화를 주신 회원분이 있었어요. 이성문제에서 시작해서 직장생활과 가치관 등의 다양한 인생 고민을 털어놓으시더군요. 밤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권씨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원하는 상대와 맺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사람 가운데는 남이 먼저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프로포즈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매니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적극적인 자세입니다"

솔직하게 원하는 이성상을 밝히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과 만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신세대 회원들도 많아졌지만 아직은 너무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자신의 콤플렉스나 단점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권씨는 키가 무척 작았던 두 남자 회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분은 자신의 약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어떤 상대가 좋을 것 같다는 제 의견을 잘 받아주셨죠. 키는 작았지만 매너가 무척 좋았던 그 회원은 두번만에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여성측에서 더 적극적이었죠. 하지만 또 한 분은 키가 작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불쾌해 하시고 만남 자체를 아예 거부했죠"

권씨는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회원분이 작은 선물과 함께 덕분에 결혼하게 됐다는 청첩장을 받게 됐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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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