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이사 park.seong-joon@bcg.com >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접하게 되는 옥스퍼드사전은 1927년 41만4천여개의 단어와 1백82만여개의 예문이 들어있는 12권짜리 전질로 출발했다.

옥스퍼드사전은 규모와 편찬방법면에서 이전에 나온 사전들과 그 괘를 달리 한다.

옥스퍼드 이전에 영어사전의 표준이었던 존슨사전의 경우 7명의 편집자가 각종 출판물을 읽고 대표적인 영어단어 4만3천여개를 선정하고 그 뜻을 정의해 편찬했다.

이에 반해 옥스퍼드사전은 모든 영어단어의 의미와 의미의 변천,단어의 생성과정,발음,용례 등을 담을 것을 목표로 하였다.

사전 편찬방법에 있어서도 신문 잡지 광고 등을 통해 전 영어권 국가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이들로 하여금 영어로 된 모든 출판물을 읽고 단어의 예문이 될 만한 글을 수집케 했다.

이들은 예문을 편집자에게 보내고 편집자는 이를 분류 선정하고 여기에 단어의 정의를 더해 사전을 편찬했다.

실제로 사전편찬 기간중 영국 미국 호주 인도 등에서 매일 1천여개의 예문이 편집자에게 날아들었다.

1991년 라이너스 토발드는 새로운 컴퓨터 운영시스템 개발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토발드는 이 운영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회사형 개발방식 대신 ''오픈 소스(Open Source)''라는 방법론을 채택했다.

이 방식에 따르면 먼저 개발책임자는 기본적인 기능만이 있는 운영시스템을 채택하고 이를 자원봉사자에게 인터넷으로 배포,추가 모듈을 개발하게 한 후 다시 인터넷을 통해 이를 수집 조합해 완성된 운영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게 서버 운영시스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위협하는 리눅스다.

리눅스 외에도 오픈 소스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지난 3월 현재 1만2천여개로 파악되며 이들 소프트웨어가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25% 정도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생각할 때 벤처나 코스닥시장 혹은 인터넷상의 다양한 사이트를 떠올린다.

그러나 인터넷의 진정한 의미는 전세계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작업방식 및 조직형태를 붕괴시키는 동력이라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