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기에 혁신문화를 유지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

미국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혁신정신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혁신은 경쟁력의 핵심요인.

그러나 감원 열풍 속에서는 혁신이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특히 가시적 성과가 금세 나오지 않는 연구개발(R&D) 분야의 예산은 칼대기가 가장 손쉬운 분야.

바로 이 점을 극복하는 게 성공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이다.

인텔이 대표적인 예.

올 1·4분기 순익이 82% 추락하면서 3년 만에 첫 감원에 돌입했지만 R&D는 여전히 ''성역''이다.

올 R&D예산은 4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0.5% 늘었다.

물론 1백10억달러의 엄청난 현금보유고가 장전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막강한 자금력의 대기업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직원들의 혁신정신 무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다.

음성 컨퍼런스 서비스 회사인 보이언트테크놀러지는 최근 ''오픈북 금융미팅''을 시작했다.

분기마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금융 상황을 자세히 공개하는 행사다.

경기둔화기 직원들의 유행병인 ''감원공포''를 막기 위한 방안이다.

불안감은 혁신의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는 ''브라이트 아이디어''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직원들이 신제품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회사의 웹사이트에 올리면 전 직원들이 토론하는 것.

이 가운데 경영진이 ''합격'' 판정을 내린 아이디어에는 실제로 종자돈이 지급돼 제품개발에 들어간다.

개발주도권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돌아간다.

전 직원의 10%(6천명) 감원을 진행중인 가전업체 월풀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직원에게 원하는 가전제품을 포상하고 있다.

제품 및 디자인 개발업체인 IDEO는 직원 만족에 신경을 쓴다.

그래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그래서 IDEO의 직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골라 일하고 있다.

어떤 문제에 부닥치면 직원들 자율로 난상토론을 벌인다.

1시간 안에 가능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는 브레인스토밍(창조적 집단 사고법)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것.

자율조직을 이용해 ''그들(경영진) 대(對) 우리(직원)''의 갈등을 극복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의 애드리언 슬라이워츠키 부사장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불황기에 신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은 호황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경쟁력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