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기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급등,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물가급등)까지 우려될 정도다.

유로존(유로화 도입 12개국)의 양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23일 지난 1·4분기(1~3월) 성장률이 0.4%(전분기 대비)를 기록,예상치(0.5%)를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때문이었다.

이 발표후 전문가들은 올해 독일 경제성장률이 작년의 절반인 1.5%로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초만 해도 올해 성장률이 2.6%는 될 것으로 전망됐던 독일 경제였다.

프랑스 정부도 이날 1·4분기 성장률이 0.5%로 전분기의 0.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이같은 경기 부진으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햐향 수정되고 있다.

지난해 3.4%의 성장률을 기록한 유로존 경제는 연초 전망때 올해 성장률이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그후 올해 성장 전망치는 2.8%,2.6%로 낮아지다가 이날 독일 및 프랑스의 1·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후에는 2.2%로 더 내려갔다.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는 치솟고 있다.

독일의 5월 현재 인플레율은 3.5%를 기록,4월(2.9%)보다 크게 올랐다.

프랑스 인플레율은 2%로 역시 4월(1.4%)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유로존 전체의 5월 인플레율은 3%를 넘어설 게 확실하다.

이미 지난 4월 유로존 인플레율은 2.9%로 인플레 억제 목표치(2%)를 크게 넘어섰다.

이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가 어렵게 됐다.

연초만 해도 유로존은 세계 경제의 희망이었다.

급속한 경기둔화에 빠진 미국을 대신해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로존의 경기둔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유로존 경제가 오히려 세계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