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힐만 미국 무역위원회(ITC) 위원은 24일 "부시 행정부는 철강업계와 의회로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취해 달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힐만 위원은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ITC가 행정부나 업계의 요구로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산업피해 조사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반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산업피해 조사는 대통령뿐 아니라 철강업계나 의회도 요청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조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의 통상정책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지적과 관련,"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기본 틀에는 변화가 없으나 통상정책의 우선 순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만 위원은 "한국의 구조개혁은 아시아의 모델이 될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회계의 투명성 확보와 규제 완화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로운 규제가 생기면 어떤 기준에서 만들어졌고 어떻게 적용되는 지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것이 통상마찰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ITC는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적 독립기관으로 수입품으로 인한 미국내 산업피해 조사와 판정, 대통령에 대한 구제조치 건의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