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 증권업협회 상무 >

제3시장(OTC시장)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정(상장) 기업수가 1백37개에 이를 정도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다.

최근까지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이 8백65억원에 달해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설 첫날 거래대금이 65억원을 웃돌며 넉달만에 지정업체가 1백개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증권시장 침체와 증시주변 여건 악화로 투자자나 진입예정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억원에 그치고 시장 개설초기에 의욕적으로 활동했던 증권사 전담팀도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제3시장에 대한 여론의 회의적 시각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일부 지정기업은 시장침체 원인을 시장제도의 내적한계와 정책 부재로 돌리고 있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제기해온 매매제도 개선이나 세제개선 요구는 정부당국과의 인식차이로 장기 연구과제로 남은 상태다.

그렇다면 현재 여건하에서 제3시장을 어떻게 정규시장과 차별화된 시장으로 육성할 수 있을까.

우선 양대증시의 틈새시장으로서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시장이미지를 정립해야한다.

상장 등록여건에 해당되지 않은 중소 벤처기업 전용시장으로서 성격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지정기업중 거래가 안정적이며 우량해 어느정도 성숙기를 맞이하는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때 혜택을 부여한다면 정규시장의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것이다.

이와 함께 시장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재무정보 제공 및 기업공시를 강화하고 기업활동의 투명성과 회계정보의 정확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제3시장 기업은 원천기술과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개발에 전력해 성장성을 부각하는 등 기업 내재가치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코스닥등록 회사는 성장주와 정부기술주 벤처주를 중심으로 거래소 업체와 분명히 구분돼 발전한 반면 지정기업중 코스닥등록회사의 후발주자이거나 틈새시장에 진입해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회사가 많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도 제3시장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거래의 편의성과 공정가격 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시장정책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스닥시장이 지식정보산업 육성이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세제개편 등 제도개선이 이뤄진 시점을 기점으로 급성장했듯이 제3시장에 대한 정책의 변화가 활성화를 위한 관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투자자는 제3시장이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인식의 기반하에 단기차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마인드를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증권사와 기관투자가들은 제3시장을 새로운 투자처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증권사의 무관심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진입기업의 저조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지정기업의 발굴과 기업 분석자료 제공 등 다양한 투자유인을 제공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