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현정택 여성부 차관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와 함께 "여성기업과 인력의 경쟁력 강화와 발전방안 모색"을 주제로 최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올들어 전개하고 있는 "여성이 경쟁력이다" 시리즈의 중간점검을 겸한 이번 좌담회에선 여성경제인들을 위한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본사 이치구 중소기업 전문기자(부장)의 사회로 현정택 여성부 차관,최동규 중소기업청장,이영아 21세기여성정보화 포럼 대표 등이 참석해 여성인력활용 방안,여성 중소기업 전담 부서 설치,여성경제인을 위한 조달부문 지원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 참석자 >

<> 현정택 여성부 차관
<> 최동규 중소기업청 청장
<> 김영수 기협중앙회 회장
<> 김유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신수연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 이영아 21세기여성정보화포럼 대표
<> 사회 : 이치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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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금 한국 인구구성에서 남녀의 비율이 거의 같다.

출생비율은 1백10대 1백의 비율로 남성이 높지만 여성은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성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 선행돼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정택 차관=직장과 가정일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인력 활용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기혼 여성 활용이기 때문이다.

가정과 직장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정서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사회=중소기업진흥공단에선 최근 신입직원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뽑고있다.

이같은 여성고용 확대는 중요한 여성지원사업의 하나다.

그렇다면 여성부가 계획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현 차관=우선 부 내부적으로 조직 체계를 잡는 일을 하겠다.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종합부처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또한 가정과 직장의 양립 등을 위한 정책과 구체적인 시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실질적이고 몸에 와닿는 정책을 펴겠다.

△김유채 이사장=중진공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

인구의 반이 여성인데도 직장에서는 10%도 안 된다는 건 문제다.

중진공은 지난 79년부터 올 4월까지 여성기업 1천2백36개업체에 모두 4천5백13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체 지원실적 2만7천개 업체(12조6천8백억원)의 5%에 해당한다.

올해는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건립에 1백24억원 등 모두 1백9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영아 대표=지원정책들이 발표될 때마다 여성기업인들은 큰 힘을 얻는다.

하지만 정말 현장에 있는 여성기업인들이 몸으로 느끼는 정책의 혜택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실제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는데 특혜만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 섭섭하다.

△사회=실제 여성경제인들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여경협 회장으로서 현장의 상황은 어떤 것 같은가.

△신수연 회장=여성부가 출범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현장엔 아직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여성기업인 가운데 41%가 관례적인 남녀불평등에 대해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남성 중심의 접대문화에 좌절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완전한 걸림돌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 같다.

△사회=그렇다면 여성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것이 무엇인지 최 청장께서 설명해달라.우선 여성기업의 현황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신 회장=9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사업체 수는 93만3천개로 전체 사업체수 2백78만6천개의 33.5%를 차지한다.

여성기업들은 주로 숙박·음식업(39.6%)과 도·소매업(32.7%)을 하고 있다.

△최동규 청장=미래는 ''미창유연(美創柔然)''의 사회다.

아름답고 보다 창조적이고 놀이를 중요시하는 소프트한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다분히 여성의 강점이 요구된다.

이같은 변화되는 환경에서 조만간 여성들도 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법에 의한 지원을 받게 된다.

따라서 제도적 환경은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여성기업지원 발전법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앞서 있다.

정부 구매액에 있어서 5%이상을 여성기업들에 채우게 하는 곳도 있다.

이같은 지원이 시장기능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5%가 무슨 역차별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김 이사장=여성기업 지원의 실질적인 창구가 중진공이다.

그동안 여성기업 지원금액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전체의 5% 수준밖에 안된다.

재임기간 중에 8%를 달성하겠다.

△사회=단체수의계약에 대해 언급한 것 같은데 김 회장의 의견을 듣고 싶다.

수의계약때 여성기업을 특별히 우대할 수는 없는지.

△김영수 회장=정부에서는 여성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여성기업 생산제품 구매실적을 보면 총 63조원 가운데 1.2%인 7천5백억원에 불과했다.

단체수의계약중 일정비율을 여성기업에 할당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장원리 위배와 남성경영인에 대한 역차별 등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다.

그래서 계약때 제도적이고 관행적인 차별을 줄이는 노력 등에 우선 힘쓰고 있다.

△사회=미국 중소기업청에는 여성국이 따로 있다.

청장이 여성인인 경우도 많다.

미국에 여성국이 있다면 한국에서도 중기청 안에 여성기업담당과가 생겨도 될 것 같은데.

△최 청장=행자부나 기획예산처에서 협조해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만들 생각이 있다.

현재는 여성기업을 담당하는 총괄 부서인 중소기업 정책과에서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 차관=동감한다.

중앙부처 가운데 이미 6개 부처에 여성정책 담당관이 있지만 과장급 담당관을 더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기청같은 청 단위에서도 여성 관련 기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받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회=여성 인력의 사회 참여가 선진국보다 낮다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

어느정도로 낮은 상황인가.

또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현 차관=개발도상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인 참여율이 50%도 안 되고 있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직급이 올라가면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다.

관리직 비율은 여성이 3%정도다.

반면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외국은 대부분 두 자릿수가 넘는다.

따라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여성인력의 활용방안은 반드시 마련돼야 할 상황이다.

여성부 차원에서는 물론 관련 기관들과 중장기 방안을 마련하겠다.

정리=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