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대리석 '불안속의 질서' .. 조각가 박은선 두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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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을 깨고 부수고….
최고급 대리석 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10여년째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 박은선(37)씨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대리석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거부하는 작가다.
그가 보여주는 원기둥이나 공이 연결된 형태의 대리석 작품은 균열이 나있고 구멍이 뚫려 있어 공허함을 던져준다.
박씨는 오는 6월1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과 청담동 박여숙화랑(6월4일부터)에서 4년 만에 두 번째 국내 개인전을 갖는다.
10여년간 지속해 온 ''무한기둥''연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젊은 작가가 화랑가를 대표하는 강북 인사동과 강남 청담동 두 곳에서 동시에 전시회를 갖는 것도 드문 일이다.
그의 작업은 복잡하다.
우선 흰색 노란색 검은색 등 여러가지 색깔의 대리석을 나무판처럼 잘라낸다.
잘라낸 판석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틈과 균열을 발생시킨다.
균열 상태 그대로를 유지한 두가지 색의 대리석을 원기둥이나 공 형태로 겹겹이 붙이고 속을 파낸 후 안에 철 심봉을 박아 작품을 완성한다.
보기만해도 아름다운 대리석을 왜 깨고 부수는 작업을 할까.
"원기둥이 공간의 확장을 의미하고 있다면 균열된 모습은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담았습니다"
그의 기둥작업은 하수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하수관이 인간의 노폐물을 받다 노후화되면 스테인리스 관으로 교체하는 인간의 이기심,이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다듬는다는 것이 인공적이라면 파열 균열은 오히려 순수한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술평론가 유재길(홍익대 교수)씨는 "이중 색채의 반복과 파열된 부분들은 질서의 미를 추구하면서도 사랑과 증오,슬픔과 기쁨같은 인간의 불안 및 부조화를 대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독일 쾰른아트페어 뮌헨아트페어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참여를 통해 유럽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젊은 작가치곤 자신의 역량을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는 셈이다.
유럽에서 자리를 잡게 된 계기는 IMF사태였다고 한다.
그는 IMF사태 직전 카라라에서 귀국해 국내에 정착하고 있었다.
IMF사태가 터지고 카라라에 있던 많은 작가들이 국내로 철수하는 상황에서 박씨는 역으로 국내를 포기하고 다시 카라라로 날아갔다.
"국내나 이탈리아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승부를 걸었죠.카라라에서 죽기 살기로 작업을 하다보니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신작들은 잘 다듬은 지난 97년 작품에 비해 오히려 거칠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희대 미술교육과 2학년 때 회화에서 조각으로 전환한 그는 ''카라라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작업에만 열중하는 전업작가다.
12일까지.
노화랑(02-732-3558) 박여숙화랑(02-544-7393)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
최고급 대리석 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10여년째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 박은선(37)씨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대리석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거부하는 작가다.
그가 보여주는 원기둥이나 공이 연결된 형태의 대리석 작품은 균열이 나있고 구멍이 뚫려 있어 공허함을 던져준다.
박씨는 오는 6월1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과 청담동 박여숙화랑(6월4일부터)에서 4년 만에 두 번째 국내 개인전을 갖는다.
10여년간 지속해 온 ''무한기둥''연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젊은 작가가 화랑가를 대표하는 강북 인사동과 강남 청담동 두 곳에서 동시에 전시회를 갖는 것도 드문 일이다.
그의 작업은 복잡하다.
우선 흰색 노란색 검은색 등 여러가지 색깔의 대리석을 나무판처럼 잘라낸다.
잘라낸 판석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틈과 균열을 발생시킨다.
균열 상태 그대로를 유지한 두가지 색의 대리석을 원기둥이나 공 형태로 겹겹이 붙이고 속을 파낸 후 안에 철 심봉을 박아 작품을 완성한다.
보기만해도 아름다운 대리석을 왜 깨고 부수는 작업을 할까.
"원기둥이 공간의 확장을 의미하고 있다면 균열된 모습은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담았습니다"
그의 기둥작업은 하수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하수관이 인간의 노폐물을 받다 노후화되면 스테인리스 관으로 교체하는 인간의 이기심,이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다듬는다는 것이 인공적이라면 파열 균열은 오히려 순수한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술평론가 유재길(홍익대 교수)씨는 "이중 색채의 반복과 파열된 부분들은 질서의 미를 추구하면서도 사랑과 증오,슬픔과 기쁨같은 인간의 불안 및 부조화를 대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독일 쾰른아트페어 뮌헨아트페어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참여를 통해 유럽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젊은 작가치곤 자신의 역량을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는 셈이다.
유럽에서 자리를 잡게 된 계기는 IMF사태였다고 한다.
그는 IMF사태 직전 카라라에서 귀국해 국내에 정착하고 있었다.
IMF사태가 터지고 카라라에 있던 많은 작가들이 국내로 철수하는 상황에서 박씨는 역으로 국내를 포기하고 다시 카라라로 날아갔다.
"국내나 이탈리아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승부를 걸었죠.카라라에서 죽기 살기로 작업을 하다보니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신작들은 잘 다듬은 지난 97년 작품에 비해 오히려 거칠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희대 미술교육과 2학년 때 회화에서 조각으로 전환한 그는 ''카라라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작업에만 열중하는 전업작가다.
12일까지.
노화랑(02-732-3558) 박여숙화랑(02-544-7393)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