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서 < 기능올림픽조직위원장 >

''친선과 선도''를 목적으로 시작된 기능올림픽대회는 해를 거듭하면서 각국의 제조기술과 상품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는 기능올림픽에서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70,80년대 국가경제를 육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회의 기능올림픽대회중 종합우승 12회와 사상초유의 9연패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대회의 주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능을 천시하는 사회풍조가 만연됐다.

실업계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계속 줄고 취업대란이라는 용어가 나도는 요즘도 산업현장에선 기능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점을 직시한 정부가 기능장려법을 마련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들에 대한 연금을 높이는 등 기능인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력보다는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풍토 속에서 60,70년대 우리의 산업역군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한채 외면당하고 있다.

기능인을 우대하지 않는 사회풍조는 국가산업의 기반인 기능인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5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이번 기능올림픽이 기능인들의 위상을 제고하고 우수한 기능인력 양성에 이바지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서울대회는 지난 78년 제24회 부산대회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개최되는 국제기능올림픽이다.

세계 각국의 기능인들이 21세기 세계최고의 기량을 겨루는 장이 될 것이다.

컴퓨터 정보통신 기계제도 웹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등 요즘 우리사회에서 절실히 요구하는 IT인력 개발을 위한 첨단직종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한 나전칠기와 수자수 같은 전통 직종도 시연된다.

관광프로그램 등도 마련해 외국인들에게 문화유적 답사의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따라서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세계 기능청소년들에게 21세기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고 기능인으로서 꿈을 가질 수 있는 희망의 장이 될 것이다.

또 세계 기능청소년들이 우호를 증진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기능한국''의 이미지를 더욱 높여 세계로부터 우리의 역량을 검증받고 우리 기능인력의 저변을 확산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능인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소중한 기회로 활용하면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재도약을 이룩하기 위한 초석으로 만들 수 있다.

지난 78년 부산대회를 통해 ''made in Korea''를 세계에 널리 알려 수출향상과 물가안정의 효과를 얻었던 것처럼 2001년 서울대회도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어려운 경제상황 극복과 고용안정, 기술인력 저변 확대, 기술인력 우대 토양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