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철강업계는 과잉설비와 수요 감소,가격 약세 등으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빠져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철강산업 컨설팅업체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의 보고서를 인용,철강업체들의 수익전망이 매우 나쁘다며 이같이 전했다.

월드스틸다이내믹스는 세계철강시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철강수요가 8억3천2백만t으로 작년보다 1.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대로 세계철강수요가 줄어들면 이는 지난 1986년 2.1% 감소이후 15년만에 처음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반해 올해 세계 철강생산능력은 9억5백만t으로 생산능력에 비해 수요가 크게 모자란 탓에 철강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럽산 열연강판의 경우 작년 12월에 t당 1백80달러로 최저를 기록한 후 지금은 2백10달러로 오르긴 했지만 이것이 전세계적인 가격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월드스틸다이내믹스는 진단했다.

이어 철강가격의 약세 상황이 앞으로 10~12개월동안 지속돼 내년 하반기는 돼야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드스틸다이내믹스는 가격 약세와 수요 부진으로 미국철강회사 등 많은 철강업체들이 재정적으로 파탄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8년 이래 지금까지 미국철강업체들 중 19개가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한편 미국정부는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세계철강시장의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외국의 저가 철강수입 제품의 범람으로 미국 철강회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반덤핑관세 강화및 외국업체들의 대미(對美)수출 감축 유도 등의 조치를 검토중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