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 대주교 엠마뉴엘 밀링고(71)가 27일(현지시간) 통일교 합동결혼식장에서 한국여성과 결혼식을 올려 종교적 논란이 일고 있다.

밀링고 대주교는 이날 뉴욕힐튼호텔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문선명 목사가 지명한 한국 침구사 출신의 성마리아(43)씨와 결혼해 성직자의 결혼을 금지한 가톨릭법에 따라 파문위기에 처해 있다.

신부 성씨와 함께 아프리카로 돌아가 에이즈 치료를 통한 선교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밀링고 대주교는 이번 결혼식이 평생을 몸담아온 로마 가톨릭과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교황청의 징계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1939년 잠비아 수도 루사카의 대주교로 임명된 뒤 교황청이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주술과 신앙치료 등을 펼쳐 가톨릭계에서 잦은 논란을 빚어 왔다.

밀링고는 지난 83년 교황청의 압력으로 루사카 대주교직을 사임한 뒤 교황청에서 행정직을 맡아오다 작년 9월 은퇴했으며 교황청은 2개월 뒤 그를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허가되지 않은 주술과 신앙치료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