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생산하고 있는 셋톱박스 전량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업체다.

유럽 지역에서는 이미 필립스 노키아 등 세계 일류기업들을 제치고 5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 89년 서울대 제어계측학과 선후배 7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이 회사의 초기사업 아이템은 산업용 정밀장비.

기술력만 믿고 뛰어들어 큰 시련도 맛보았다.

"시장"의 중요성을 알게된 휴맥스 연구원들은 92년 영상 가요반주기를 개발한다.

그로부터 2년 뒤 세계 최초로 정지화면이 아닌 동영상 구현이 가능한 비디오 CD반주기를 개발해 수십억원의 두둑한 사업 밑천을 마련하게 됐다.

축적된 디지털 기술과 자금을 기반으로 지난 96년 아시아 최초로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인 셋톱박스 개발에 성공하고 세계 디지털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출시 3개월만에 유럽과 남아공 등에 1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때만해도 셋톱박스 시장이 형성돼 가는 초기라 휴맥스의 발빠른 시장 진출은 빛을 발했다.

세계 우수 가전업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유럽시장에도 진출,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

북아일랜드를 선두로 프랑크푸르트와 두바이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 판매를 위한 현지유통망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이러한 휴맥스의 전략은 OEM공급에 의존하는 아시아 동종업체와 뚜렷한 차별성으로 부각돼 외국업체와 다양한 사업제휴를 맺는데 기본 토대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코스닥등록 벤처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단일품목 셋톱박스로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휴맥스의 성공비결은 세계 수준의 연구인력.

전직원의 45%가 연구인력으로 구성돼있으며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유럽표준규격(DVB)를 아시아 최초로 개발했고 전세계적으로도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손꼽을 정도라는 셋톱박스의 핵심장치 CAS(수신제한장치)장착기술 및 미들웨어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실적은 1천4백25억원.

올해에는 2천5백억원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변대규 대표는 "오는 2003년까지 매출 6천5백억원,시가총액2조원을 달성함으로써 세계 3대 디지털 셋톱박스 제조업체로 휴맥스를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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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